No. 1310 ]칼럼니스트[ 2006년 8월 11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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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PC 탄생 25주년에 즈음하여

이재일 (정보통신 칼럼니스트,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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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에 생산된 'IBM PC 5150'을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PC)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사실상의 세계 최초 PC는 애플사가 1976년 창립하던 해에 내놓은 ‘애플Ⅰ’이다. 애플사가 이듬해 출시한 ‘애플 Ⅱ’는 퍼스널 컴퓨터의 혁명으로 여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고 보면 PC의 역사는 올해로 꼭 30년이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IBM PC 5150'을 ‘오리지널 PC'라고 부를 만큼 PC의 대명사로 꼽는다. 그 이유는 본격적인 PC시대를 열면서 1980년대의 산업시대를 1990년대의 정보화시대로 변모시키는 데 중심축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PC라는 이름을 IBM이 처음으로 붙였다는 사실도 의미가 있다.

'5150'을 개발하는 비밀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데이비드 브래들리(57)는 “PC가 인터넷을 발명했다고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터넷의 전제조건이 되었다”고 말했을 만큼 IBM PC의 역할은 대단히 컸다고 하겠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지금의 인터넷시대에서는 PC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IBM PC가 탄생한지 25주년 되는 해이다. 12일은 'IBM PC 5150'의 생일이기도 하다. 1946년 길이 25m, 높이 2.5m, 너비 1m가 넘는 크기에 무게가 30t 이상 되는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ENIAC)이 탄생한지 30여년 만에 자신의 책상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작아진 것이다.

“승리의 스릴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은 IBM의 퍼스널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 IBM이 1981년 8월12일 PC를 처음 선보일 때 찰리 채플린을 등장시켜 만든 광고문구의 일부이다. 당시 IBM은 기업, 학교, 가정에서 사용하기 간편한 컴퓨터 시스템이라며  'IBM PC 5150'을 1천565달러에 내놓았다.    
  
이 PC는 인텔의 CPU '8088 프로세서'와 운영체제는 MS의 'DOS 1.0'를 사용했다.  IBM측은 5년 동안 24만2천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출시 1주일 만에 그보다 더 많은 컴퓨터가 팔렸다고 한다.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고 하겠다.

IBM PC는 자동차, 전화, 텔레비전에 버금가는 발명품으로 꼽힌다. 25년 전에는 IBM PC가 우리 인류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집집마다 한 대 이상 설치해놓고 하루에도 몇 시간씩 PC와 씨름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데는 인터넷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데이비드 브래들리의 말처럼 PC가 인터넷의 전제조건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이 PC의 전제조건이 되었다고 좋을 만큼 PC와 인터넷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인터넷이 이처럼 급속도로 확산된 배경에는 PC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PC는 휴대폰을 비롯해 스마트폰, 피쳐폰, PDA, HPC, 웹패드와 같은 소형 정보기기들이 출현하면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갖고 다닐 수 있는데다 인터넷 등 PC로 할 수 있는 것까지 하게 해주니 오래지 않아 이것들이 PC보다 더 큰 사랑을 받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인터넷을 할 수 있는 TV까지 등장하고 있어 PC의 입지는 자꾸 좁아지고 있다. 화질의 선명성과 음질의 우수성에서는 PC가 TV를 따라갈 수 없는 것도 고민이다. 이 때문에 PC와 TV의 싸움에서 TV가 이길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도 많다.

IBM의 루이스 거스너 전 회장도 8년 전 ‘1998년 회계연도 보고서’에서 “PC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해마다 2억대가 팔릴 만큼 PC의 생명력은 끈질기다. PC가 아무리 거센 도전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나름대로의 장점과 매력을 살려가면서 이 시대 정보기기의 주인공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여겨진다.
(200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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