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06 [칼럼니스트] 2006년 7월 25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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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를 폐쇄해야 한다


홍순훈 (아하출판사 대표,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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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2006년) 7월 중순 부산에서 열렸던 19차 남북장관급회담의 북측 수석 대표가 권호웅 '내각 책임 참사'였고, 남측 수석 대표가 이종석 '통일부장관'이었다.

98년 9월 북한이 권력 기구를 개편할 때 정무원을 '내각'으로 고치고 33개 부서(27성, 2위원회, 1원, 1은행, 2국)를 뒀었다. 이것이 금년(2006년) 4월 최고인민회의 때는 56개 부서(28성, 11위원회, 1원, 1은행, 5총국, 10국)로 거의 두 배 가깝게 폭증했다. 그동안 남쪽에서 허벌나게 '퍼주기'한 것이 북쪽의 지배층만 번성시켰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쨌든 북한 내각에는 총리 1명, 부총리 3명이 있다. 또 외무성의 외무상(外務相) 등 28명, 국가계획위원회의 위원장 등 11명, 국가과학원 원장 1명, 조선중앙은행 총재 1명, 원자력총국, 세관총국 등 총국장 5명, 중앙통계국, 내각사무국 등 국장 10명이 있다.

여기서 장관급(북한의 相級)은 외무상 등 28명이 오리지날이고, 위원장, 원장, 총재, 총국장, 국장 등도 곁다리지만 상급이라 할 수는 있다. 이들 중 누군가가 북측 수석 대표가 되어야지만 남북장관급회담(북측 표현으로는 '북남상급회담')이란 명칭이 성립된다. 그런데 2000년 7월부터 지금까지 19차례나 장관급회담을 하면서 이들 직위의 누구도 북측 수석 대표가 된 적이 없다.

계속 '내각 책임 참사'가 수석 대표였는데, 이건 또 무슨 꿍꿍이속인가? 여기에 대해 언론에서 몇 차례 보도한 것이 있다. 그 내용은 '우리나라의 국장급보다 약간 높은 차관보급(1급) 정도 아니냐는 분석이 유력하다'
'조선대백과사전 제20권(2000년)을 보면, 내각, 외교 대표부, 외무성,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등 중요 국가기관들에 참사 직제가 있다'
그리고 '참사는 일정 부문의 사업을 맡아 연구하고 책임일꾼(간부)에게 의견을 제출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국가기관일꾼'이라는 따위다. 이 보도들은 언론들이 실토했듯 '한마디로 잘 모르겠다'는 내용들이다.

'모르는' 것은 한국에서 그렇다. 러시아에 가면 널려 있는 것이 참사다.
'공산당이 말이 많다'는 얘기가 있듯,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사업이 곧 회의다. 회의[소브라니에]가 시도때도 없이 열려 끝없이 말들이 쏟아진다.
이 회의에는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되는 누구나 참가하여 발언할 수 있다. 회의 참석자는 물론 그를 싣고 온 운전기사도 재치 있는 발언을 하여 딱딱하고 지루한 회의를 부드럽게 만든다.
이들이 러시아의 '소베트닉'이고 한자로 쓰면 參事다. 책임 참사의 '책임'은 좌장, 고참 따위의 의미로 임시 완장이지 쥐뿔도 아니다.

2000년에 열렸던 1차에서 4차까지의 장관급회담 북측 수석 대표가 전금진이었다. 북한의 대표적 대남‘대화 일꾼'으로 소개됐던 그는 당시 69세로 평생 직장을 은퇴한 '퇴물 소베트닉'이다. 부패 혐의로 감옥에 갔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권호웅이 북측 수석 대표로 처음 등장한 것이 14차 회담(2004년) 때부터다. 이 때 그에 대한 소개가 '신세대 회담일꾼'인데, 그 역시 회담에 능수능란한 입담 좋은 젊은 소베트닉이란 얘기다.

이 '내각 책임 참사'가 내각 전체에 관계된 참사인지 아니면 '내각 사무국'에 소속된 참사인지도 불명확하다. 그리고 내각 자체가 국방위원회와 노동당의 하위 기관으로 그들 명을 받들어 실천하는 권력 구조다. 따라서 내각의 소속원과 통일부가 어떤 약속을 해도 국방위원회와 노동당이 틀어버리면 만사 꽝이다.

도대체 통일부장관은 어떤 떨거지들을 상대로 통일이니 민족이니 운운했는가? 김, 노정권의 친김좌빨들만이 북측을 맹목적으로 신뢰했지, 남북 교류가 뭣 주고 뺨 맞는 꼴이 되리란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바다. 그래서 수구꼴통들이 그토록 '댓가 없는 퍼주기'를 반대했던 거다. 그럼에도 우이독경 소같이 김대중정권이 3조5800억원, 노정권이 3조6800억원의 혈세를 탕진했다니 한국인이라면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은, 북한이 몽니를 부리기 시작한 이제부터가 더 위험하다는 거다. 그들이 회의에서 자기들끼리 합의[도가보르]를 하면 불가능이란 없다. 아버지를 아들이라 합의를 해도, 그 합의만이 진실이고 선이며 정의다. 남쪽 미제 노예가 괘씸하니 핵폭탄 몇 발 터트리고 남침하자 합의하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좀비(Zombies)가 돼 뒤따르는 것이 공산국가의 메커니즘이다.

이런 비이성적이며 비인도적 집단에는 양보란 없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격 대항만이 유효하다. 통일부는 민족 공조가 아니라 '민족 대실패'를 했다. 이 무능하고 사고뭉치일 뿐인 기구는 없애는 것이 북측에 대응하는 길이며 상심한 한국인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줄 수 있는 방책이기도 하다.

사실 여당의 대권 후보가 통일부장관이 되고, 장관이 되면 남북을 넘나들며 TV, 라디오 등 언론에 자기 얼굴 내밀기만 바쁜 엉덩이에 뿔난 기관 통일부가 왜 한국인들에게 필요한가?

-2006. 0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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