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00 [칼럼니스트] 2006년 7월 3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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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름의 방식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http://columnist.org/parkk


노트북 컴퓨터가 미국에 와서 고장 났다. 한국인 한 분이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를 잘 고쳐 주더라고 한 가게를 알려주기에 보스턴 시외에 있는 그 가게에 갔다. 거기 백인 점원 말로는 액정판을 바꾸어야 한다는데, 예상 수리비가 저가 노트북 컴퓨터 값을 넘었다. 난감했다.

수리 맡기기를 포기하고 매장을 둘러보다가 5백 몇십 달러 가격표 붙은 노트북 컴퓨터에 눈길이 끌렸다. 그 브랜드는 1990년 전후 미국 컴퓨터 잡지에서 광고를 통해 자주 보던 것이라 낯익었다. 그 때 그 광고는 카우보이 복장의 남자, 또는 농촌 풍경과 함께 컴퓨터를 보여 주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점원이 어쩌구저쩌구 권하기에 좋은 것이 좋은 것이지 하는 생각으로 추가비용을 치르니 7백 달러 가까이 되었다. 나중에 보니 바이러스 및 스팸 퇴치 프로그램 설치, 복구 시디 작성 등에 수공비로 십만원 남짓 준 셈이라 속이 쓰렸다.

간단한 작업으로 돈 더 받아낸 백인 점원 말고 이 가게에는 한 아시아계 청년 점원이 있는데, 내게 친절하게 웹사이트의 한글을 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의 방식이 재미있었다. 구글에서 한국의 어떤 신문사 영문 사이트에 들어가 Korean, Japanese, Chinese 세 가지에서 Korean을 고르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다시 켜기 전까지는 내내 한글을 볼 수 있다. 내가 전원을 끈 뒤, 다시 해 보라 했더니 똑같은 방식으로 했다.

제어판에 들어가 언어 고르기를 하면 간단한데 왜 그는 그렇게 하지 않을까? 그걸 모를 수도 있다. 나는 악보를 전혀 볼 줄 모르는 기타 연주자를 알고 있다. 뜻밖으로 사람들은 아주 쉬운 것이거나, 기본적인 것을 모르는 수가 있다. 또 제 나름의 방식으로만 하기도 한다. 파리에 사는 어떤 이가 개선문을 돌지 않고는 그 근방 목적지를 차로 찾아가지 못하는 것이 그런 예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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