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255 ]칼럼니스트[ 2006년 2월 6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 딴글보기 | 거시기머시기 | 손님칼럼 | 배달신청 | columnist.org(홈) |
인터넷 쇼핑몰 통해 선물 보내기의 맹점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http://columnist.org/parkk


지난해 12월 초 친지 서너 분에게 인터넷 쇼핑몰에 주문하여 통해 선물을 보냈다. 두어 주가 지난 뒤 그 가운데 한 분이 혹시 선물을 보냈느냐고 내게 물어 그렇다고 했더니, 보낸 뒤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나무랐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선물을 보냈다고 일일이 알려야 하나?

그 분 말은 이랬다. 물건이 택배로 왔는데 선물한 사람 이름이 안 적혀 있었다. 누가 보냈는지 모르는 식품을 먹을 수 없어, 버리기로 작정하고 며칠을 보냈다. 어느 날 아파트 수위에게 선물인 식품을 버리려 한다고 하자, 그가 자기한테 달라고 했다. 물건을 집어들고 나가려다, 혹시나 하고 상자에 붙은 표의 ‘보내시는 분’ 칸에 적힌 식품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보낸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수위하고 한 약속이 있어 반씩 가르기로 했다.

세상에, 나도 마음 놓고 사 먹지 못하는 것을 보냈는데 생판 모르는 남과 나누기로 했다고? 나는 그 분에게 상자에 붙은 물표를 보여 달라 해서 보았더니, ‘받으시는 분’, ‘보내시는 분’의 성명, 주소, 전화번호를 적는 칸이 있는데, ‘선물하시는 분’을 적는 칸은 없었다. ‘보내시는 분’ 칸의 식품 공급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선물 보내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게 보내면 어떻게 합니까?” 그 쪽 대답은 “표를 보시면 밑에 한 장이 속에 더 들어 있는데 거기 적혀 있습니다.” 문서가 한 장 더 붙어 있고 거기에 선물한 사람의 이름 석자가 적혀 있기는 했다. 그것이 겉에 있지 않아 찾아 읽기 쉽지 않은 것이다. 한 마디로, 물표 양식에 문제가 있다. 선물용으로 보내는 이도 많으니까, ‘선물하신 분’이라는 칸도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쪽만 잘 돼 있으면 뭘 해, 아날로그 쪽도 함께 가야지.” 딴 분들은 선물을 내가 보냈는지 알까 내내 불안해하면서 내가 뇌까리는 말이다. 온라인 거래는 마음 놓이지 않는 구석이 아직 있다.

- 벼룩시장 2006.02.13

서울칼럼니스트모임 http://columnis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