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245 ]칼럼니스트[ 2006년 1월 9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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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없으면 없다”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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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나 이십대나 거기서 거기고 다 인터넷 세대로 보이는데, 인터넷에 대한 태도에는 이 두 연령대 사이에도 차이가 있는 듯하다. 밑에 새내기 사원을 거느리게 된 삼십대가 한탄한다. “애들더러 자료 찾으라 하면 인터넷만 뒤진다. 인터넷에 자료가 없으면 찾지 않는다. 걔들은 ‘인터넷에 없으면 없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적은 층이 인터넷에 더 심히 의존한다는 말이다.

대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인터넷 의존도가 심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어떤 주제에 관해 써 오라 해서 읽어 보면 거의 모두 동원하는 자료들이 똑같고 논리와 결론이 대동소이하다. 해답을 인터넷에서 찾아와서 그렇다. 인터넷에서 준 해답에서 더 나아간 것을 보기 어렵다. 인터넷에 없으면 없는 것이다. 학생들한테서 개성적인 해답이 나오도록 하려면,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을 과제로 제시해야 하는데, 이것이 쉬운 노릇인가?

제출된 답안뿐만 아니라 토론 과정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접한 매스미디어들의 관점과 결론을 대부분 그대로 옮기는 것을 보게 된다. 인터넷은 다양한 의견들이 교환되는 마당으로 그려지는 수가 많다. 그러나, 의견을 한 방향으로 모는 구실도 톡톡히 한다.

또 한 가지, 인터넷은 학생들을 게을러지게 한다. 인터넷에만 기대고 다른 경로로 자료를 찾아보려고는 하지 않는다. 발로 뛰지 않는다. 현장에 한 번 가 보면 알아낼 수 있는데도 앉아서 해결하려고만 하고 안 되면 거기서 멈춘다.

그런 그들에게 거듭 일러 주어야 하는 것은, ‘인터넷에 모든 것이 다 있지는 않다.’는 것과 ‘인터넷에 없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불러 왔지만, 때때로 인터넷이 ‘바보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 벼룩시장 200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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