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213 [칼럼니스트] 2005년 9월 22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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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민주주의의 전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나 (2)

이강룡 / 웹칼럼니스트 http://readme.or.kr

- 네트워크의 속성은 민주주의의 본질과 같다.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것보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더 어렵다.” - 최장집,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어쩌면 인터넷이라는 혁명적 의사소통 도구를 발명한 것보다 그 도구의 적절한 사용법을 알고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팀 버너스 리와 월드와이드웹 개발에 함께 참여했던 로버트 칼리우 박사는 최근 사이언스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인터넷은 민주주의의 전개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중요한 두 원리인 다원화와 분산을 실현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왜냐하면 네트워크의 속성이 바로 다원화와 분산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위해 우리는 인터넷에서 어떤 새로운 방법을 발명하고 도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과 분산이라는 네트워크의 본질을 잊지 않고 늘 환기하면 된다.

여론은 한 곳에 집중시키지 말고 여기저기 분산하자. 새로운 의견들에 섣불리 가치 판단을 부여하지 말고 동일한 비중으로 펼쳐놓자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시간과 거리의 장벽이 제거되기 때문에 여론이 분산된다고 해서 그것이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형 미디어 사이트에 여론이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자. 정보는 소유가 아닌 접근 방식에 기반하여 제공하고, 제공되도록 하자. 정보의 소유는 정보의 독점을 낳고 독점은 비정상적인 권력을 만들며 그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정보의 제공 범위는 정보 제공자가 판단하여 정하면 된다.

인터넷으로 할 수 없거나 하기 어려운 일도 있다. 갈등의 조정 기능이다. 인터넷 토론은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잘 파악하여, 갈등을 해결하거나 조정하는 도구로 활용하기 보다는 적절하게 표출하고 공정하게 펼쳐 놓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에서는 여러 목소리와 여러 대안들이 공존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이러한 온라인의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오프라인에서 머리를 맞대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인터넷이 젊은 세대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30대 이하가 전체 이용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기 TV 시사토론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에 쏟아지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글은 젊은 세대 사이에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정치 참여율의 하락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하는데, 이런 면에서 젊은 세대가 그 이용자층의 다수를 차지하는 인터넷은 정치 참여율을 높이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네트워크의 본질을 망각하지 않고, 일상 생활에서 그 가치를 재발견하고 서로를 독려하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 실현에 기여하는 일이다.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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