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195 ]칼럼니스트[ 2005년 8월 1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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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랜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http://columnist.org/parkk


무선 랜은 선을 연결할 필요가 없으니 간편하기는 해도, 보안성과 안정성이 유선보다 못하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유무선으로 모두 인터넷을 할 수 있지만, 나는 전자거래나 이메일 쓰기를 무선으로 하지 않는다. 보안이 취약하고 자주 연결이 끊어지니 중요한 일처리는 하기 어려웠다. 인터넷으로 물건 살 때는 보안 문제로 무선쪽을 쓰지 않았다. 무선으로 이메일은 더러 써 보았으나 끊어지면 애써 작성한 편지 내용이 사라지는 것이 아주 고약했다.

미국 보스턴에서 몇 주 지내게 되어 백베이의 고풍스런 빅토리아식 5층 벽돌건물 꼭대기 원룸을 빌렸다. 출국 전에 예약했는데, 이곳이 무선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어서 마뜩치 않기는 했지만 전혀 안 되는 것보다야 백배 낫겠다 싶었다. 가서 해 보니 역시나 자주 끊겼다. 그런데 중계기가 있는 1층 로비에 내려가서 했더니 아주 잘 됐다. 밤에 또 자주 끊겨서 노트북컴퓨터를 들고 로비로 내려갔다. 냉방도 안되는 그곳에서 이미 젊은이 너댓명이 자기들 노트북크컴퓨터를 탁자 위에 차려 놓고 뭔가를 열심히들 하고 있었다. 그 틈에 끼기는 너무 좁아 방으로 되돌아왔다. 방은 아주 시원한데 인터넷이 안되니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에 하버드대학교 연경도서관 한국관 윤충남 관장을 만났다. 15년만의 만남이었다. 하버드 구내에 들어온 김에 무선 랜 접속을 시도했다. 제깍 화면이 올라오는데, 하버드 아이디를 입력하라는 글귀가 있다. 아이디 없으니 사용 불가. 그 이튿날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헤이든 도서관에 갔다. 가지고간 노트북을 여니 바로 무선 인터넷 안내 화면이 나온다.안내문대로 방문자로서 개인정보를 입력했다. 접속 허락이 떨어져 몇 시간을 내리 썼다. 한 번도 끊기지 않았다.

무선 랜은 본디 자주 끊기는 것으로만 알았더니 그렇지만은 않았다. 그동안 제대로 된 것을 써 보지 못하고 내린 성급한 판단이었다. 그렇지만 무선 랜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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