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172 [칼럼니스트] 2005년 5월18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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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폭력 처벌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http://columnist.org/parkk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하여 야비한 욕설로 인격을 모독하거나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무고한 사람을 곤경에 몰아넣는 짓거리가 심각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고 정부가 나설 기세다. 인터넷상의 명예훼손이나 모욕 행위를 다스릴 사이버 폭력 처벌 특별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새 법을 만들어서 규제하겠다는 것, 사실은 이것이 이 더 심각한 문제다.

5월10일 이해찬 총리 주재로 열린 장관회의에서 사이버 폭력 근절 방안을 논의했으며,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인터넷상의 명예훼손이나 모욕행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아도 국가기관이 알아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국민의 명예훼손에 정부가 이렇듯 신경 쓰고 있다니 고맙기 이를 데 없다고 해야 할까.

명예훼손이든 뭐든 인터넷상의 행위를 처벌하는 법의 제정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다.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법이 될 것이기에 그렇다. 이런 중대한 문제를 왜 신문들이 다루지 않거나 작게 다루었는지 의아스럽다. 명예훼손 피해자의 고발 없이 가해자를 처벌한다는 것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교사에게 학부모가 촌지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글을 어떤 젊은 여자가 교사를 사칭하여 인터넷에 올린 일로 난리가 난 적이 있고, 그밖에도 이런저런 저질 행위들이 인터넷상에서 자주 저질러진다. 이런 것을 보면 인터넷이 저주스럽다. 그렇지만, 국민에게 숨긴 일을 까발려 세상을 밝게 한 공도 인터넷이 세우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다. 떳떳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인터넷은 더욱 저주스러울 것이다.

국가보안법의 폐기까지 논의되고 있는 마당에 이런 법의 제정이 추진된다는 것은 뜻밖이다. 특별법 제정은 무리다. 형법으로 다스려도 된다. 인터넷의 작은 역기능을 들어 큰 순기능을 죽일까 걱정된다.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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