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164 [칼럼니스트] 2005년 4월 18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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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스타의 것과 똑같을 때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http://columnist.org/parkk


오래 전에 사놓고 보지 못한 책 'X세대 해킹 노하우'를 모처럼 들쳐보니, 저자 '이종범'은 책을 낸 1996년에 놀랍게도 중학교 2학년생이었다. 그 소년이 무엇을 하는 청년이 되었을까 궁금해서, 여러 검색 사이트에 들어가 ‘이종범’을 쳐 보았다. 결과는 야구선수 ‘이종범’의 물결만 가득 출렁일 뿐이다. 지식 확장에 더 공헌하고 있을 딴 '이종범'들은 스포츠 스타에게 밀려나 찾기 힘들다. '상세검색' 기능이 있는 곳은 그보다 좀 낫다. 예컨대 '이종범&해커'라고 치면 범위를 좁혀 준다. 겨우 찾은 해커 ‘이종범’은 1996년 또 다른 책의 저자로 나오는 것이 끝이다. 그가 컴퓨터 천재와는 무관한 진로를 택했거나, 이민 또는 유학을 갔을지도 모르겠다.

30년 전 흔하지 않은 토박이말로 지었기 때문에 한동안 동명이인이 없었던 이름이 있다. 우리말이름짓기운동 하는 분의 책에 본보기로 실리면서, 같은 이름의 후생들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인터넷이 보급된 뒤 가끔 검색해 보면 그 이름이 너무 흔하게 퍼지지는 않았다. "같은 이름이 좀 있는 것도 외롭지 않아 괜찮지." 하고 넘길 만했고, 그 이름으로 만든 홈페이지도 쉽게 잡혔다. 상황은 몇 년 전 급작스럽게 달라졌다. 본명인지 예명인지 똑같은 이름의 이른바 ‘얼짱’여고생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그 이름을 검색하면 '얼짱'에 열광하는 십대들로 온통 차고 넘치는 사이트와 웹페이지가 한없이 이어진다.'이종범'보다 훨씬 더하다.

좋은 글 많이 쓴 지인 ‘양평’을 찾아보니, 경기도 '양평'과 관련된 사항이 가도가도 끝이 없을 정도다. 성명이 지명과 같아도 검색은 고행이다. 역시 '상세검색'을 해야 어렵사리나마 다가갈 수 있다.

뭘 모르면 "인터넷에서 찾아봐." 한다. 그러나, 찾아보아도 때로는 원하지 않는 것만 잔뜩 들이대 짜증난다. 사람 이름으로 찾을 때 그러한데, 특히 스타 이름과 같거나 지명과 같은 이름일 때 검색은 절망적이다. 이 경우, 상세검색 기능 없는 검색 사이트는 무용지물에 가깝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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