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156 [칼럼니스트] 2005년 3월 27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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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은 왜 서산 천수만을 찾나
(철새에 대한 궁금증 몇 가지)
김소희 (동물 칼럼니스트,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http://columnist.org/animalpark


한반도를 찾은 철새에 대한 관심이 올해만큼 뜨거웠던 적이 또 있었을까? 우리 나라는 국내는 물론 해외의 저명 조류학자들이 앞을 다퉈 몰려들 만큼 각종 희귀 조류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철새 도래지다.

국내 최대 규모의 철새 도래지인 서산 천수만 간월호. 매년 10월이면 알래스카, 시베리아에서 약 3천km를 날아온 철새들이 간월호에 내려앉기 시작한다.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 가창오리, 고니, 청둥오리, 기러기, 두루미, 황새 등 300여종 50여만마리의 철새들이 이곳에서 겨울을 보낸 뒤, 이듬해 2~3월이 되면 다시 먼 길을 떠난다.

이렇게 많고도 다양한 철새들이 왜 천수만을 찾는 것일까? 천수만에 철새가 날아들기 시작한 것은 1983년 간척사업으로 4700만평의 농경지가 생기면서부터였다. 천수만 자체의 바닷가, 갯벌에, 담수호, 갈대숲, 농경지 등이 더해지면서 지형의 다양성을 갖추게 되었고, 그만큼 각양 각색의 먹이감들이 풍부할 수밖에 없었다. 즉, '종(種)의 다양성'이 건강한 생태계를 형성해 준 것이다. 더군다나, 주변에 폐수를 쏟아내는 공장이 없고, 기업 소유의 땅이라 일반인의 발길도 뜸했던 것도 좋은 조건이 되었다.

또한, 이 지역 농민들은 추수가 끝난 뒤 땅에 떨어진 낟알을 그대로 남겨두고, 도랑의 갈대숲도 베어내지 않았다. 주어진 조건도 좋았지만,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더불어 살겠다"는 의식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세계 최대 철새 도래지가 될 수 있었다.

지난해 서산시에서 연 작은 규모의 철새 기행전은 한달도 채 못 되는 행사 기간에 10만여명의 탐조객이 몰려 약 22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낳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야생동물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보여준 셈이다.

또 오너라! 새들아!

그러나 얼마 전, 서산시가 간월호 A지구는 생태공원으로 B지구는 골프장, 숙박 시설 등 레저 특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자 또 다시 개발이냐 환경이냐를 놓고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가까이 접한 두 지역이 서로 전혀 다른 성격으로 개발되면, 아마도 이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에는 철새가 찾아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전세계 개체수의 90%가 한반도를 찾아오는 가창오리의 경이로운 군무는 물론, 주걱 모양 부리를 물 속에 넣고 저으며 먹이를 찾는 노랑부리저어새도, 다른 동료들이 땅에 머리를 처박고 먹이를 먹는 동안 혼자 꼿꼿이 고개를 세운 채 열심히 망을 보고 있는 기러기의 모습도, 또 다시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늘과 땅을 자유로이 오가는 새들을 영험한 존재로 여겼던 우리 조상들은 솟대를 세워, 그들이 하늘과 땅을 이어주길 바랐다고 한다.

3월 중순. 이제 천수만에는 4,5만여 마리 정도의 철새가 남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잘 가거라! 철새들아. 그리고 또 오너라!


철새에 관한 궁금증  

1. 왜 이동하나?
알래스카, 시베리아 등지의 겨울은 너무나 혹독하다. 꽁꽁 언 땅에서는 아무런 먹이도 찾을 수 없으므로, 그보다 따뜻한 한반도로 내려온다. 인간보다 3~4도 정도 체온이 높은 겨울 철새들에겐 우리 나라의 겨울이 살기에 딱 알맞은 온도라 한다.

2. 철새의 이동거리는?
최대 1년에 2만5000km를 이동하는데, 이는 지구 둘레의 60%가 넘는 거리다. 이동 전 철새들은 열심히 먹이를 먹어 지방을 축적해야 한다. 생물종이 다양한 건강한 환경에 철새가 몰리는 이유다.

3. 왜 V자 대형으로 비행하나?
가장 힘이 센 우두머리 뒤에서 날면, 우두머리의 힘찬 날개짓이 일으키는 상승 기류 덕분에 에너지를 10% 이상 아낄 수 있다 한다. 우두머리가 지치면, 뒤따라가던 새들이 번갈아가며 자리를 바꿔주기도 한다.

4. 얼음 물 속에서 얼지 않을까?
깃털 사이에 촘촘히 자리잡은 부드러운 솜털과 그 사이의 공기층이 보온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꽁무니 윗부분 기름샘에서 나오는 기름을 자주 깃털에 발라 주기 때문에 깃털이 물에 젖지 않는다.

그렇다면 털도 없이 가느다란 다리와 발은 어떨까? 물새들은 다리와 몸통을 잇는 관절 쪽에 '원더 네트'라고 불리는 기관이 있어서, 몸통으로 가는 혈액은 따뜩하게 데워 주고, 다시 다리 쪽으로 내려가면서는 온도가 내려간다. 얼음물 속에서도 동상에 걸릴 염려없이 활동할 수 있다.

- [오마이뉴스. 문화. 200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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