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132 [칼럼니스트] 2005년 1월 26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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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영남이 쓴 책『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 선언』


이재일 (정보통신 칼럼니스트)
http://columnist.org/netporter


가수 조영남이 쓴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 선언』과 관련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는 그의 과감한 ''선언''에 찬동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문제는 ''친일''에 관한 것이다. 과연 우리 국민의 정서에 맞는 것인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을 이해해야 하고, 그래서 일본과 친해져야 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는 노래와 그림솜씨가 뛰어난 사람이다. 게다가 작문실력까지 좋다. 말도 어눌한 듯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니 수준급이라고 할만하다.

문제는 그의 작문실력이 어느 정도냐이다. 훌륭한 글을 쓰려면 훌륭한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나 다방면에 소질이 있는 그를 두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재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경우는 흔하다. 어쨌든 그의 언행을 보노라면 ''천재형''에 가깝다.

그가 책을 통해 주장한 것처럼 우리 국민이 ''친일''을 하느냐, 또는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생각과 판단을 필요로 한다.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말이다. 필자는 이와 관련하여 이미 나름대로의 판단을 내려둔 바 있다.

우리들이 친일파가 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 마디로 일본은 ''나쁜 나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 걸핏하면 ''죄송합니다''를 연발한다. 죄송할 때는 물론이고 죄송한 일이 아닐 때도 죄송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바로 일본인이다.

그들은 이처럼 ''사과(謝過)''는 잘도 한다. 상대방이 민망해할 정도로 사과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니 괘씸하게도 ''사죄(謝罪)''는 할 줄 모르는 못된 습성을 갖고 있다. 죄를 짓고도 반성할 줄 모르고,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도 속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바로 일본인이다.

그들이 조금만 실수를 해도 사과하는 모습이 겉으로는 정말 보기 좋다. 마음까지 미안한 마음을 갖고 그런 말을 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거기에 속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속고 있다. ''일본인은 사과를 잘한다. 그래서 예절이 바른 민족이다.'' 이제는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일본과 일본인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일본인은 죽어도(?) 사죄를 안 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우리나라를 35년 동안(정확하게 말하면 34년11개월 동안이다. 36년 동안이라고 하는 것은 식민사관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알아두자) 강점하는 동안 온갖 만행을 저질렀음은 삼척동자가 다 아는 일이다.

그들은 수많은 동포들을 전쟁터로 끌고 가 총받이가 되게 하고, 심지어 꽃다운 여성들을 일본군의 성노리개로 만든 ''잔인한 범죄''에 대해 사죄한 적이 한번도 없다. 앞으로도 사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고?. 사죄를 죽는 것보다 더 싫어하는 일본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광복한 지 올해로 60년이 되는데도 아직까지 사죄하지 않은 일본과 일본인인데 어떻게 친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조영남씨가 그것을 알고 그런 주장을 했는지, 모르고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알고 그랬다면 ''미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차라리 모르고 ''바보''라는 소리만 듣고 말텐데….

일본인들이 우리들에게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속죄하지 않는 이상, 우리 민족은 결코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친일(親日)하자''는 망언(?)에 귀기울이기보다는 ''극일(克日)하자''는 주장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새기는 것이다.

조영남씨-. 그는 참으로 다재다능한 ''천재형 인간''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노래 잘하고, 그림 잘 그리고, 글도 잘 쓴다. 그러나 이번 일은 도가 지나쳤다. 역시 ''전공''을 벗어나니 한계가 드러난다. 말은 함부로 해도 흔적이 남지 않지만, 글은 영원히 자취를 남기는 법. 그의 경솔한 행동을 필자는 경멸하기로 했다. 조영남씨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서 그가 쓴 책을 사서 읽어야 하겠다. 그의 책이 발간된 날이 ''제2의 국치일''이 아닌지를 판단해보기 위해서다. 너무 지나친 표현이라고 욕을 할지 모르지만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조영남씨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왜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려고 한다.

                  - 200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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