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126 [칼럼니스트] 2005년 1월 10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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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경치를 보는 행복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http://columnist.org/parkk


솜처럼 눈송이가 소담스러웠다. “우리, 어딘가 가 보자.” 아내가 말했다. 둘이 간 곳은 남의 동네인 아시아선수촌아파트의 널찍한 잔디밭. 눈은 계속 내렸다. 로모 사진기로 풍경과 인물을 찍었다. 며칠 뒤 뽑은 사진은 그 날의 들뜬 기분과는 딴판으로 우중충했다. 설경은 눈이 온 다음 찍어야지, 눈 올 때 눈밭에서 찍으면 광량이 적은데다 색의 대비가 없어 밋밋한 사진이 될 뿐이다. 흰 빛은 맑은 날 푸른 하늘과 함께여야 깨끗해 보인다.

마루에 나서면 눈 쌓인 들과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향 처마 긴 고드름들이 햇살에 녹아 툭툭 떨어지는 집에 살리라. 아직도 그렇게 꿈꾼다. 웹서핑하면서 수많은 개인사이트의 눈경치 사진을 구경한다. 이것은 내 기쁨일 뿐만 아니라, 자기가 찍은 사진 보아 주기를 기다리는 홈페이지 주인들의 기대를 채워 주는 선행이기도 하다.

지난 겨울 남한산성에 올랐다가 설경에 그만 반해 버렸는데, ‘한국의 보통 풍경들 - 하늘 산 바다’ www. hanulsanbada.pe.kr 에 가면 겨울 남한산성의 정취를 볼 수 있다. ‘도오의 세상’ www. pt.pe.kr 에서도 겨울 산을 찍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낭만찍새의 이야기’ paper.cyworld.com/LifeofPhoto 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가운데 하나다. 설경뿐만 아니라 모든 사진이 꿈속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작품마다 보고 또 보곤 한다.‘백그라운드 포토’ ogusa99.hihome.com 에는 여기저기서 가져온 아름다운 설경 사진이 많다.

몇 년 전 노르웨이에서 만난 네델란드 중년 사내는 “산을 찾아 이 나라에 자주 온다.”고 했다. 기차 차창으로 보이는 노르웨이 산에는 여름인데도 눈이 덮여 있었다. 가까이 산이 있고 눈도 온다는 것, 눈 덮인 산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눈경치 사진을 볼 만한 시력이 있다는 것 또한 큰 행복이다.

- 인터넷 벼룩시장 파인드올 200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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