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933 칼럼니스트 2004년 2월 10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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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사 유감(1)
130배 뻥튀기한 이유는?

2002년부터 중국에서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시작했다고 한다. 작년 연말부터 언론은 이를 역사 왜곡이라 하여 전쟁이란 표현까지 써 가며 중국측을 매도했다. 그리고 시민단체는 한민족 역사를 지키겠다며 시위를 하고 ‘100만인 국민 서명운동’을 벌였으며, 인터넷에서도 많은 네티즌들이 ‘사이버 의병대’를 만드는 등 ‘고구려 지킴이 운동’에 동참했다. 덩달아 역사와 직접 연관도 없는 정당이 ‘고구려사와 독도 주권 수호특위’를 만들고, 국회의원들이 ‘중국의 역사 왜곡 중단 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런 소란의 원인인 ‘동북공정’은, 중국 국무원 산하에 있는 중국사회과학원에 속한 ‘중국변강사지(邊疆史地)연구중심’에서 주관하는 사업이다. 이를 한국 정부의 조직 명칭에 대비해 보면, 국무총리실 산하의 인문사회연구회에 소속된 통일연구원쯤 될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에는 경제연구소, 정치학연구소, 문학연구소, 역사연구소, 일본연구소 등 29개 연구소(硏究所)와, 이보다 격이 떨어지는 2 개의 ‘중심’(中心)이 소속되어 있다. 이 2개의 중심 중 하나가 1983년에 설립된 위의 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인데, ‘중심’이란 영어 ‘Center’의 중국어 표현이다. 그리고 이 연구중심의 주소지는 베이징이며, 구성 인원은 행정 요원까지 포함 총 19명이다.

이 조직의 명칭에서 ‘변강’(邊疆)은 크게 분류하여 내몽고(동북 3성 포함), 신강(新疆), 티베트 3 곳을 가리킨다. 이 대상 지역의 연구 프로젝트 중 하나가 ‘동북공정’인데, 이 낱말은 ‘동북변강 역사와 현상(現狀)계열 연구 공정’을 줄인 것으로, 만주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연계시켜 연구를 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은 이 동북공정을 추진하기 위해 ‘동북공작참’(東北工作站)이란 연구 팀을 2002년 2월에 만들었다. 그 구성을 보면, 동북사범대학 역사학교수 4-5명이 주축이고, 유관(有關)인사라 하여 흑룡, 길림, 요령 3성의 부(副)성장, 부서기, 재정부부장 등 15명을 위원으로 넣었다. 동북공작참이 만들어진 후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모임을 가졌었다. 이 모임에서 전국으로부터 들어 온 197개 과제 중 65개를 승인했는데, 35개는 연구 과제, 14개는 번역 과제, 4개는 당안(?案) 과제, 12개는 위탁 과제다. 당안 과제와 위탁 과제의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동북공작창 자체에서 연구하는 것이거나 다른 기관에서 연구를 위탁한 과제인 것 같다.

위에 쓴 중국 관계 내용은, 인터넷 순으로 검색, 그들 홈페이지를 찾아 요약한 것이다.

실속 없이 눈만 아픈 이런 공작을 한 동기는, 동북공정에 중국 정부가 5년간 약 200억위안(한화 3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언론, 학자, 국회의원들의 얘기 때문이다. 아무리 중국이 때국이고 요즘 그들 주머니 형편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1년에 6000억원이란 돈을 5년 동안 계속하여, 그들이 혈안이 된 경제 개발도 아닌 곳에 쏟아붓는다는 것은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사회과학원 홈페이지 어디에도 200억위안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은 없다. 그렇지만 동북공정을 위해 ‘국가 재정 자금’ 1000만위안과 ‘중국사회과학원 및 동북3성 자금’ 500만위안, 합계 1500만위안(한화 22억5천만원)을 경비로 쓴다는 것이, 그들의 2002년 제6기(3월30일) ‘공작간보’(簡報)에 분명히 나와 있다.

이럼에도 3조원이란 얘기가 굴러다니며, 정부가 5억원의 예산을 1차 재원으로 ‘동북아고대사 연구소’(가칭)를 설립한다고 하며, 동북공정에 대비하기 위해 100억원인지 얼마인지 혈세를 쓸 것이라는 인터뷰 기사가 눈에 띈다. 어찌 보면 몇 십명 정도의 1개 중국 연구소에 4천7백만 인구가 놀아나는 것 같기도 하고, 다시 보면 이 나라는 사기(史記)를 사기(詐欺)로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드는데, 아무쪼록 중국 정부! 이왕 벌인 동북 춤판, 학자들끼리 나눠먹기식이라고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던 한국 정부의 국책 학술 사업 BK 21 짝이나 되지 마소. (계속)

- 2004.02.10

홍 순 훈

아하출판사 대표
herbhong 'a' yahoo.co.kr
http://columnist.org/h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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