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931 [칼럼니스트] 2004년 2월 3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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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과 마이둠바이러스

지금 온 지구촌이 조류독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조류독감의 발생지인 아시아지역에서는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육 중인 닭이나 오리를 집단 도살하는 미증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8일 전문연구기관에 의해 확인된 경우만 아시아의 조류독감 감염자는 모두 11명이며 사망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트남 언론은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지금까지 50명이 감염되고 18명이 숨졌다고 보도하고 있어 WHO의 집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독감은 매우 격심한 전신증세가 나타나는 전염성이 강한 감기로 병원체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이다.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작아서 세균여과기로도 분리할 수 없고, 전자현미경을 사용하지 않으면 볼 수 없을 만큼 입자가 매우 작다. 1892년 러시아의 D.I.이바노프스키가 담배잎의 모자이크병의 병원체가 세균여과기를 통과한다는 것을 보고함으로써 그 존재가 알려졌다.

감기를 발생시키는 바이러스처럼 우리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에도 바이러스가 있다.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은 마치 생물학적인 바이러스가 생물체에 침투하여 병을 일으키는 것처럼 특정 프로그램이 컴퓨터 안에 침투하여 자료를 손상시키거나 다른 프로그램들을 파괴하여 작동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보충설명을 하자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디스크로 컴퓨터를 기동(起動)시킬 때나 어떤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때 바이러스가 활동하여 자료를 파괴하거나 컴퓨터 작동을 방해하고, 자신을 복제하여 다른 컴퓨터로 전염시킨다. 그래서 「컴퓨터바이러스」라는 말이 생겼지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프로그램(Virus Program)」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한다.

마침 조류독감의 확산과 때를 같이 하여 사상 최악이 될지도 모르는 컴퓨터바이러스인 「마이둠바이러스」가 온 세계를 빠르게 휩쓸고 있다. 지난 주말 이후 「Hi」,「Test」,「Hello」,「Status」등의 제목을 가진 이 바이러스는 웬만한 보안장치는 피하는 변종으로서, 전 세계 e메일의 20〜30%가 감염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확산속도나 피해규모면에서 지난해 악명을 떨쳤던 「소빅.F」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이둠바이러스는 발생 첫날 하룻동안 e메일 10개당 1개꼴로 감염됐으며, 발생 36시간 만에 전 세계적으로 1억통 이상에 달했다는 것이 보안업체의 설명이다. 각 포털사이트에서는 회원들의 e메일이 감염되지 않도록 안내문을 공고하는 등 많은 애를 쓰고 있다.

마이둠바이러스 원형의 경우 내달 12일에, 마이둠B는 오는 3월 초에 활동을 중단하도록 설정돼 있다고 하는데, 그동안 얼마나 많은 e메일이 희생을 당하게 될지 걱정이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29일 “마이둠 변종은 매우 악의적인 의도를 담고 있는 바이러스”라면서 “바이러스 제작자 또는 유포조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25만 달러의 상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컴퓨터사용자들을 괴롭히는 컴퓨터바이러스가 출연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1951년에 개발된 유니백(UNIVAC)을 통해 1975년에 유포된 「퍼베이드」가 최초의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1982년에 첫 PC바이러스 「엘크 클로너」가 「애플 IIs」를 감염시켰고, 1984년에는 프레드 코언이 컴퓨터 바이러스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1989년에 와서 IBM이 처음으로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판매했다. 1995년에는 엑셀이나 워드 등 매크로 명령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데이터에 감염되는 매크로바이러스(Macro Virus)의 개념이 공개됐다.

2000년 5월 초 「필리핀에서 만들어진 「러브바이러스」가 아시아와 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의 PC를 무차별 공격했던 사건은 유명하다. 당시 필자의 PC도 감염돼 상당한 피해를 입었던 경험이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500만 달러(약 60억원)의 현상금을 걸고 컴퓨터바이러스 작성자들의 추적에 나서기까지 했다. MS측은 “바이러스를 작성해 유포하는 행위는 현실세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진정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컴퓨터바이러스라는 용어는 1983년 11월 남부 캘리포니아대 학생이었던 프레드 코언이 맨 처음 사용했다. 그는 컴퓨터 보안연구를 위해 실험용 컴퓨터바이러스를 만들어 백스라는 미니 컴퓨터 내의 한 프로그램에 유입시켰는데, 이는 당시 존재 가능성에 대해 익히 알려져 있던 컴퓨터바이러스가 전 컴퓨터시스템을 휘저을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와 관련해 바이러스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이보다 11년전인 1972년 데이비드 제롤드가 쓴 「When Harlie Was One」이라는 공상과학소설에서였다. 저자는 "다른 컴퓨터에 의해 계속 진화하여 자신을 복제한 후 감염된 컴퓨터의 운영체제에 영향을 미쳐 점차적으로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기능을 가진 「바이러스」를 한 과학자가 제작하여 배포한다"는 구절에서 이 개념을 최초로 사용했다.

「바이러스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유포되면서 네티즌들을 괴롭히고 있다. 각국에서는 이를 퇴치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새로운 컴퓨터바이러스의 출현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철수연구소 같은 곳에서는 신종이 나타날 때마다 재빨리 연구해서 치료백신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컴퓨터바이러스에 대해 아직은 뚜렷한 예방책이 없는 한 컴퓨터 사용자들이 데이터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백업을 해놓는다거나, 백신프로그램을 항상 최신버전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수밖에 없다. 출처가 불분명한 첨부파일은 반드시 백신으로 검사하고, 의심되는 e메일은 아예 삭제를 해야 한다.

컴퓨터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된 정보화사회에서 벌어지는 「컴퓨터바이러스와의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출몰하는 컴퓨터바이러스를 퇴치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 그것은 점점 컴퓨터에 예속돼가고 있는 우리 인간들이 숙명적으로 해결하면서 살아가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 200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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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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