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918 [칼럼니스트] 2004년 1월 14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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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드 시대

우리는 지금 참으로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불황, 시계(視界) 제로에 가까운 정치 및 사회상 때문이다. 인생을 차분히 구성, 설계하고 단계적으로 이행할 터전을 잃은 사람이 대부분인 고통스럽고 암울한 세상이다. 로토복권, 경마, 경륜, 경정 등 도박성 게임에 몰두해 한탕을 노리는 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카드빚 등 경제적 이유로 저지른 대형 범죄는 하루가 멀다하고 줄을 잇는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지켜야 할 선은 있고 그것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인류역사상 전쟁, 재난 등으로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대는 수 없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허황된 꿈을 쫓는 이들보다 실현가능한 꿈을 실천한 사람들이 역사발전에 동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반면 거짓말, 사기, 한탕주의 등은 결국 역사와 사회의 반발을 초래, 자신을 파멸시키며 곳곳에 악취를 남겼다. 세상과 역사가 어수룩한 것 같지만 그런 것을 용납할 정도로 엉성하지는 않다는 증거다.

따라서 지금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다듬고 향상시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른바 퍼스널 브랜드시대이다. 기업이나 상품의 이름으로만 인식되어 오던 브랜드가 개인에게도 불가피한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비슷비슷한 교육과정, 성향, 능력을 가지고 회사라는 집단 속에서 큰 잘못만 없으면 그럭저럭 꾸려가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어디에서도 자기 실현이 불가능한 세상이다. 직장과 사회에서 남들처럼 해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른 방법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퍼스널 브랜드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 표현만 바뀌었지 퍼스널 브랜드적 요소를 요구하는 건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 ‘개인 경쟁력, 등등 어디선가 이미 많이 들었을 용어들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단 노동력의 상품화가 더욱 심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 남들에게 분명히 각인되지 않으면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 브랜드 구축에 온 힘을 쏟으라는 것이다.

퍼스널 브랜드 구축 및 강화를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직장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자기가 생각하는 만큼 남들도 내 능력을 인정하는가. 부당하게 과소평가되고 있지 않는가, 아니면 과대평가되는 점은 없는가를 면밀히 검토한 뒤 자신의 재구성에 나서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한번 구축한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불변의 것으로 간주하고 남보다 우월한 것으로 착각한다. 바로 이 점이 자신에게는 없는가를 살펴서 버릴 것과 지닐 것을 분별해 내야 한다.

그리고 항상 일관성과 신뢰성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언행이 매끈해도 남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일정함이 없으면 그 퍼스널 브랜드는 절대 긍정적 가치를 유지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변화에 대한 유연성과 상황을 넓고 깊게 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주위를 돌아보라. 당신 주변에서 한때 반짝이다 어느 순간부터 제값을 못한 사람이나, 요란한 명성과 인기를 누리다가 언젠가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 인기인들이 있을 것이다. 포장에만 치우치다 내용물의 부실을 가져왔고 남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자신을 재구성하고 끊임없는 품질과 능력관리를 하면서도 주의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욕망에 속지 말라는 것이다. 냉철하게 자신을 분석하고 종합한다면서도 자신의 입맛대로 진행시켜, 자기도 모르게 속아넘어 가는 이들이 많다. 이는 몰락과 파멸만을 가져온다.

자신을 절대 속이지 말고 자기 브랜드의 업그레이드를 착실하게 이루어 나가야 한다. 그런 다음에 친절을 체질화하라. 우리 사회는 어딜 가도 남에게 친절한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친절은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그러면 촘촘히 얽힌 학연 지연 혈연 등의 그물과 각종 비리 때문에 질식할 것 같은 이 사회에서도 당신이 숨쉴 수 있는 구멍은 나타날 것이다.

- '예보광장' 겨울호(2004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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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호
칼럼니스트
전 국민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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