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917 칼럼니스트 2004년 1월 13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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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인적자원국'(7)
NEIS 다시 보기

2003년 5월 현재, 학생 개인 정보의 97%가 NEIS에 입력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추측컨대 이 때는 인적, 물적자원의 구분 기호 즉 이름이나 학교 정도의 몇 가지 간단한 사항의 입력이었을 것이다.

사실 인적자원 개발 초기인 지금은, 여론의 반대까지 무릅하고 한꺼번에 학생들의 각가지 건강 정보, 생활 환경 정보 따위를 입력시킬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사항은 항상 변화되기도 하고, 또 학생이 군인이나 공무원이 된다면 그 때 자동적으로 자료가 취합되며, 기타 직장에 취업해도 건강보험공단이나 국민연금공단의 자료를 국가 정책으로 NEIS에 집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예로는, 2002년 3월에 의료법 21조를 개정하여 진료기록부 등을 전자 기록으로 하도록 의무화시켰다. 의료기관에 의무적으로 설비 투자를 하게 하였으면, 국가가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전자 기록을 NEIS류의 중앙 집중 시스템으로 옮기는 것은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학교생활기록부와 마찬가지로 이런 진료기록부의 전자화 작업이, 각 기관과의 정보 교류를 추진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럴 목적으로 보건복지부장관 등 장관급 15명으로 ‘인적자원개발회의’를 구성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2001년부터 ‘전자정부’ 구현이라 하여 11대 중점 추진 과제를 선정하고, 2003년 초에 각 지방자치단체에 모두 완성시켰다고 한다. 여기에 행정자치부의 ‘국민 지향적 민원서비스 시스템’, 보건복지부와 노동부의 ‘4대 사회보험 정보시스템’, 조달청의 ‘정부 통합 전자조달 시스템’, 국세청의 ‘종합 국세 서비스 체제’ 등이 연계되었다고 한다.

인적자원의 최대 정보시스템인 NEIS를 이런 기타 시스템과 연계시키지 않을 것이라면, 정부는 애시당초 NEIS 자체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이유는, 앞 칼럼의 전교조의 주장과 같다.

그리고 지난 12월 ‘교육정보화위원회’가 27개 영역 중 3개 영역을 NEIS와는 다른 데이터베이스 서버인 IDC를 설치하여 별도 관리키로 하였는데, 이런 정책 추진이 바로 도토리로 원숭이들 놀리는 조삼모사(朝三暮四)다. 그 이유는 NEIS에 들어있건 IDC에 들어있건, 정보가 필요한 기관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위의 내용을 읽은 어떤 이들은 정보 관계 법을 모르는 웃기는 소리라고 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 칼럼을 쓰는 현재, 교육인적자원부의 NEIS 민원 서비스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가 떠 있다. ‘NEIS 민원 서비스의 개인정보 정책은 관련 법률 및 정부 지침의 변경과 NEIS 지원 서비스 내부 방침의 변경에 의하여 수시로 변경될 수 있읍니다.’ 이 내용이 비록 민원 서비스에 관한 것이지만, 법률, 정부 지침, 내부 방침에 따라 개인 정보 정책은 ‘수시로’ 변경될 수 있음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하물며 국가 정책에 필요하다면, 위에 쓴 내용과 같은 각 기관 사이의 정보 교류는 ‘수시로’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리고 지금껏 NEIS에 대한 가장 큰 논란점은, 학생 개인의 정보가 유출되어 인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NEIS는 ‘교육행정’이란 이름을 붙였지만, 처음부터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기관들 간의 협력’을 위해 만든 것이다.

여기서 학습, 진로, 고용 등 다양한 기관과 기업의 여러 정보를 취합, 분석, 가공하여 학교--학교, 학교--취업, 취업--취업, 취업--학교 사이에 교류시킨다. 이것이 정부측이 표현한 낱말로 엮은, 인적자원 정책협력망의 운영 형태다.

따라서 정보가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기관과 대기업들이 학생을 포함한 학습자들 즉 인적자원에 관한 정보를 아예 처음부터 만들어서 ‘공유하고 교류’하는 것이다. 여기서 ‘유출’이란 말은 의미를 잃게 된다.

정부는 NEIS의 정보 유출에 대해, 방화벽 등 안전 장치의 마련을 강조하고,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을 내세우는데, 이런 대비책의 핵심은 비합법적인 바이러스 테러 그리고 해커들에 대한 대처다. 그런데 이런 대처도 믿을 바가 못 된다는 상황이 2003년 12월 22일에 벌어졌다. 그것은 서울시 교육청의 NEIS 서버가 작업량의 폭주로 속도가 크게 느려지고 일시적으로 다운되었다는 것이다. 이 의미는, NEIS는 물론 어떤 콤퓨터 시스템이든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불완전하며 따라서 정보가 해킹당하며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대규모 중앙 집중식 전자 시스템의 구축을 대민(對民) 서비스 향상이라고 큰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아슬아슬한 서비스다. 한국보다 전자 분야에서 선진인 국가들이 그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 이유는 국가 안보와 관계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한국의 인적, 물적, 기타 무형의 모든 자원이 NEIS를 비롯한 중앙 집중식 전자 시스템에 집적되어 있다면, 한국과 적대적인 관계이거나 이해 관계가 있는 외국의 정보기관들은 그 정보를 반드시 빼낸다. 이것이 그들의 임무다. 한 국가의 종합적이며 체계적인 모든 자원 정보를 어느 집단이 갖게 된다면, 군사적 또는 경제적으로 그 국가를 공격, 공략하는 데 얼마나 손쉽겠는가? (계속)

- 2004.01.10

홍 순 훈

아하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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