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113 [칼럼니스트] 2004년 12월 23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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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된 늑대 그 파란만장한 이야기 (1)
김소희 (동물 칼럼니스트)
http://columnist.org/animalpark


<1편> : 1만 2천년 전, 늑대와 개의 운명이 갈리다.

인간과 더불어 살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종(種)이 된 Canis lupus familiar! 바로, 오늘날 길들여진 개(domestic dog) 즉, 애견의 학명이다. 이 학명의 끝을 장식하고 있는 familiar만 보더라도 애견이 인간의 삶에 어떤 의미로 자리잡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다. (사실 애완동물(pet animal)이란 단어보다는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라는 단어가 맞는 용어다.)

개는 최초로 가축화된, 다시 말해 최초로 인간에게 길들여진 동물이다. 학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늑대와 개의 운명이 갈라지게 된 최초의 시점은 대략 1만 2천년 전 경. 포식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청소부 역할도 하는 늑대들은, 음식물 찌꺼기를 노리며 인간의 정착지 주변에 다가오기 시작했고 그만큼 인간에게 사로잡힐 기회도 높아졌다. 인간에게는 늑대 역시 수많은 사냥감 중의 일부였을 것이고, 잡기 쉬운 늑대 새끼들을 미끼로 삼기 시작하면서 두 이종(異種)간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개를 가까이 접한 민족은 정착생활을 했던 비율이 높고, 개가 없던 지역의 민족은 자주 이동하며 살았는데, 전자의 경우 악취, 벌레 등이 꼬이는 음식찌꺼기를 개들이 먹어 치워줬기 때문에 굳이 이동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늑대는 침입자가 있음을 경고해 주는 훌륭한 파수꾼이기도 했다)

어떻게 사나운 야생동물인 늑대가 오늘날의 개가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진화론적 학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 인위 선택설(artificial selection)

인간이 가까이 접근해오는 늑대들 중 다루기 쉬운 좀 더 유순한 개체들만을 선별해서 번식시킴으로써 오늘날의 개가 되었다는 설.

* 자연 선택설(natural selection)

더 짧은 도주 거리(flight distance)를 가진 개들이 음식 찌꺼기를 찾아서 인간의 정착지 주변으로 모여드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길들여지기 쉬운 유순함이 발달했다는 설. 여기서 도주 거리란, 낯선 대상이 가까이 접근해 올 때 도망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거리를 말하는 것으로, 겁이 없을수록 도주 거리가 짧아진다. ( 2편에서 계속 )

- KTF 드라마클럽. 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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