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090 [칼럼니스트] 2004년 11월 15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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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프로 그리고 200LX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http://columnist.org/parkk


인기 있던 물건 가운데는 단종된 지 오래 되어도 인기가 여전한 것이 있다. 또 인기가 없어 시장에서 사라진 기기가 나중에 명성을 얻는 경우가 있다. 앞의 것으로는 휼렛 패커드사의 팜탑 컴퓨터 200LX, 뒤의 것으로는 삼성전자의 이지프로(Izzy Pro)를 들 수 있다.

이지프로는 2001년 잠간 생산되다 홍보 부족과 비싼 가격 때문에 팔리지 않아 곧바로 단종되었다. 그 뒤 이월상품으로 값이 3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사용자층이 형성되었다. 지금은 값이 15만원 미만이지만 구하기 쉽지 않다.

이지프로는 크기가 거의 미니 노트북만 하고 무게는 1kg 가까이 되니 PDA로서는 너무 크고 무겁다. 그러나, 이 물건을 나는 글을 쓸 때 애용한다. 키보드 감촉이 좋고, 배터리가 아홉시간이나 가고, 소음이 없다. 즉시 부팅되고 작업중 껐다 켜면 작업하던 데가 나와 쓰기 편하다.

200LX는 크기가 16 x 8.64 x 2.54cm. 호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아도 당당한 컴퓨터다. 운영체제는 도스다. 내가 주로 쓰는 용도는 일정관리인데, 일정관리가 이보다 편리하게 된 것은 보지 못했다. 계산기, 영한사전으로도 요긴하게 쓴다. 이 물건은 6만원 정도면 동호인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서 살 수 있다.

이것들로 웹사이트 보기나 이메일 보기에는 불편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인터넷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떤 기기가 장점이 있다면 그 장점을 찾아서 쓰면 된다.

흥미있는 것은 구닥다리 기기를 어려움 없이 쓰도록 해 주는 것이 다름 아닌 인터넷이라는 점이다. 이런 기기들의 매니아가 만든 사이트가 기기 사용에 도움되는 갖가지 정보들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나는 자주 정종우씨의 200LX 사이트 oilman.x-y.net와 강승철씨의 이지프로 사이트 home.freechal.com/izzi를 방문하고 그때마다 고마움을 느낀다.

- 파인드올 200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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