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088 [칼럼니스트] 2004년 11월 8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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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모성애
김소희 (동물 칼럼니스트)
http://columnist.org/animalpark


잠깐만이라도 눈을 감고 엄마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왠지 모르게 코끝이 싸해지며 가슴이 아려온다.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어머니의 사랑은 동물 세계에서도 다름이 없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코끼리 사육사들은 심상치 않은 비명소리를 듣고 불안에 휩싸였다. 소리가 들려온 상류 쪽으로 따라가 보니, 4-5미터나 되는 가파른 강둑 아래 마 슈웨와 그녀의 3개월 된 새끼가 보였다. 마 슈웨는 엄청난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강물 한 가운데서 겨우 중심을 잡고 서 있었고, 새끼는 연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발이 닫지 않는 새끼가 물 위로 떠오르자 어미는 코로 새끼를 품으로 당기고 있었다. 더 힘껏 새끼를 당겨보았지만, 마 슈웨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새끼를 놓치고 말았다.

그러자 마 슈웨도 물살로 뛰어들어 새끼를 따라 50미터 가량을 떠내려갔다. 마 슈웨는 결국 새끼를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머리로 새끼를 가파른 강둑 쪽으로 밀어붙인 후 엄청난 힘을 발휘해 코로 새끼를 들어올리더니 뒷다리만으로 일어서서 1.5미터 정도 높은 바위 덩어리 위에 새끼를 올려놓았다. 새끼의 안전을 확인한 마 슈웨는 곧 급류에 휘말려 하류 쪽으로 사라져버렸다.

마 슈웨의 죽음을 슬퍼할 틈도 없이 2.5미터 아래의 좁은 바위덩어리 위에서 떨고 있는 새끼를 어떻게 구할 지 궁리 중이던 사육사들은 30분쯤 후, 코끼리의 웅장한 외침소리를 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마 슈웨가 돌아와 있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마 슈웨가 혼신의 힘을 다해 강둑을 기어올라온 후 새끼를 되찾기 위해 다시 상류 쪽으로 올라온 것이었다.

강 건너 수풀 사이에서 모습을 나타낸 마 슈웨의 애타는 외침소리는, 새끼의 안전을 확인하자마자 곧 코끼리들이 기쁠 때 내는 울림소리로 바뀌었다. 마 슈웨는 강물이 줄어드는 동안 밤새도록 그 자리에서 새끼를 지켜보고 있었다. 안전할 만큼 물이 빠지자 마 슈웨는 바위로 건너와 새끼를 내린 후 무사히 새끼를 데리고 돌아왔다.  

(참고설명 : 1930년대 어느 날 미얀마의 타웅드윈강에서 있었던 일로, 세계 대전시 코끼리 캠프에서 근무했던 영국인, J.H.윌리엄 대령이 목격한 이야기다. 그 당시 코끼리들은 다양한 전쟁 물자를 공급하고 강에 다리를 놓는 등 여러 가지 시설물을 건설하는 데에 이용되었다.)


- KTF. TalkTalk 동물본색 200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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