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086 [칼럼니스트] 2004년 11월 4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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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동물들의 자식사랑
김소희 (동물 칼럼니스트)
http://columnist.org/animalpark


날지도 못하고 짧은 다리로 뒤뚱뒤뚱 걷는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펭귄을 조류 중에서도 가장 원시적인 종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코끼리가 울고있을 때>>의 저자 제프리 무세이프는 인간을 포함해 세상에서 가장 부성애가 뛰어난 종으로 바로 황제 펭귄을 꼽는다. 황제펭귄 아빠들은 영하 60도의 얼음바닥 위에 서서 시속 160km 이상의 눈보라를 견뎌내며 거의 4달 반 동안 음식도 안 먹고 잠도 자지 않은 채 알을 품는다. 덕분에 알을 품는 동안 아빠의 몸무게는 절반이나 줄어든다. 알이 발등 아래로 잠시라도 떨어지는 그 순간 알이 얼어버리기 때문에 거의 움직이지도 않은 채 서 있는다.

게다가 펭귄 부모들을 새끼에게 먹일 음식을 가지고 집에 돌아올 때 소낭 속 내용물 주위에 보호막을 쳐서 소화기능을 정지시킨다. 새끼에게 먹이를 줄 수 없는 상황이면 그냥 토해버릴지언정 자기가 먹는 일은 없다고 한다. 한 번은 하루에 물고기 2-3kg을 배급받던 황제 펭귄 한 마리가 굶어죽은 일이 있었는데, 자신에게 배급된 모든 먹이를 새끼에게 주었기 때문이었다.

가시고기 역시 위대한 부성애를 상징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암컷이 알을 낳고 떠나면 아빠 가시고시는 알을 먹으려고 몰려드는 수많은 침입자들과 사투를 벌이는 것은 물론, 약 15일 동안 먹지도 자지도 않은 채 끊임없이 지느러미를 움직여 새끼들에게 맑은 산소를 만들어준다. 태어난 새끼들과의 만남도 잠시. 그 동안 새끼들을 보호하느라 만신창이가 된 아빠는 온 몸이 헐어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마지막 자신의 몸뚱이를 새끼들의 먹이로 주고 만다.

놀랍게도, 얼마 전 고교생 중 22%가 '아버지와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 1분 미만'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또 77년 미국의 한 사회학자가 조사 발표한 사실에 따르면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아빠와 자식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겨우 38초였다.

퇴근하고 돌아오시는 아빠의 등을 아무 말없이 한 번 안아보면 어떨까…. ”사랑해요”라는 나즈막한 말 한 마디와 함께 말이다.

- KTF. TalkTalk 동물본색 200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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