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078 [칼럼니스트] 2004년 10월 11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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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변방'인가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http://columnist.org/parkk


"우리 대학이 왜 지방댑니까?, 수도권 대학이라고 해야지요." 일간신문 기사를 자료로 하여 새 기사를 작성하는 실습을 할 때, 한 학생이 못마땅해 했다. 그 기사에서 경기도에 있는 우리 학교가 지방대로 불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딴 학생들도 공감하고 있었다. 이 학생의 불평은 절반이 타당하고 절반이 그렇지 못하다.

'서울'과 '지방'을 가르는 이분법은 잘못되었다.서울도 대한민국의 한 지방이다. '서울'의 상대어가 '지방'이 될 수 없고, '지방'의 상대어가 '서울'이 될 수 없다. 이 이분법을 나무라는 것은 타당하다.

그런데 이 학생조차 비슷한 잘못에 빠지고 있음은 '우리는 수도권 대학'이라고 하는 데서 드러난다. '지방'의 상대어가 '서울'이 아니듯 '수도권'도 그 상대어가 아닌데,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서울-지방' 이분법이나 이것을 수정한 그 학생의 '서울-수도권-지방' 삼분법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

앞의 이분법이나 삼분법은 '지방'이 곧 '변방'이라고 보는 데서 나온다. 서울이 아니면 또 그 근방이 아니면 변방이라는 의식이 많은 사람의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 집중이 심해서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수도를 옮기자고 이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말이 나왔으니 의견을 말하면, 나는 반대다. 요즘 흔히 말하는 '브랜드 가치'만 가지고 따져 보자. 서울이 쌓은 브랜드 가치를 어느 곳이 대신할 수 있는가. 어느 도시로 도쿄와 베이징 사이에 낄 수 있는가.

수도 이전을 둘러싼 논의에서도 '변방 의식'의 자취가 진하게 보인다. 변방 의식은 떨쳐져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국토가 균형 있게 발전되어야 하는데, 천도가 해결책은 아니다. 차례로 모든 지방을 수도로 만들겠다면 몰라도...

- 200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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