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049 [칼럼니스트] 2004년 8월 23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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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 어린아이의 지능을 지닌 앵무새

김 소 희
http://columnist.org/animalpark

얼마 전, 은키시라는 이름의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가 950개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유머까지 구사해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은키시는 상황에 따라 과거 현재 미래형 동사를 사용하고, 자신의 어휘력으로 한계를 느낄 때면 어린 아이들이 그렇듯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횃대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앵무새를 보고는 "저 새 사진 찍어둬야겠어”라고 말하는가 하면, 저명한 동물행동학자인 제인구달 박사가 침팬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침팬지 가지고 있어요?”라고 묻기도 한다.

은키시의 이야기는 앵무새가 말하는 것이 단순 모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한 방에 날려준다. 은키시 뿐만이 아니다.

사실 많은 학자들이 오래전부터 앵무새를 이용해 동물의 언어능력 및 인지능력을 연구해 왔는데, 아리조나 주립대의 아이린 페퍼버그 박사와 그녀의 앵무새 알렉스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페퍼버그 박사는 1977년, 앵무새가 소리를 흉내낼 뿐인 것인지, 아니면 말뜻을 이해하고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알아내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미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새가 된 아프리카 회색 앵무(앵무새 중에서 말을 가장 정확하게 흉내내며 지능도 뛰어난 종) 알렉스는, 100가지가 넘는 물건들을 식별하고, 다양한 색상과 모양들을 구분하며 숫자 및 추상적인 개념까지도 이해한다.

똑같은 크기의 물건을 주면서 “가장 큰 게 뭐니?”라고 물으면 “없어”라고 대답하며, “바나나를 원해”라고 말하는 알렉스에게 “땅콩”을 가져다 주면, 계속해서 “바나나”를 외치거나 화가 난 듯 땅콩을 바닥에 던지기도 한다. 학습한 단어들을 조합해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알렉스는, 어린아이들이 그렇듯 혼잣말을 해가며 새로 배운 단어를 연습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앵무새는 어떻게 사람의 말을 흉내낼 수 있는 것일까?

다른 새들에 비해, 앵무새의 울대는 후두를 가지고 있는 인간의 발성기관쪽에 더 가까우며 근육이 잘 발달된 긴 혀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소리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울대과 입, 혀를 이용해서 음의 빈도 및 음조를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하고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다른 새들에게서는 발견되지 않는 발성 조절 및 소리(vocal) 학습을 담당하는 전뇌 영역을 가지고 있으며 지능이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앵무새의 언어능력 및 인지능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들의 지능은 약 3-6살 정도된 어린이의 것과 맞먹는다.)

또 한 가지 더. 사회성이 강한 만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앵무새들은, 인간의 목소리를 흉내내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데,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앵무새들이 인간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것이라 한다.
여전히 머리나쁜 조류로만 보이시는지?

- 'KTF Drama Club' 웹사이트 (www.dramaclub.com) (200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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