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031 칼럼니스트 2004년 7월 13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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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노는 버팔로


김 소 희 (동물칼럼니스트)
http://columnist.org/animalpark

저명한 동물행동학자 마크 베코프의 책에 보면 노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끝도 없이 등장한다. 알래스카에서는 꽁꽁 얼어붙은 호수에서 얼음지치기를 하며 놀고있는 버팔로를 볼 수 있다. 덩치 큰 버팔로들이 호숫가 비탈길 위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한 녀석이 도움닫기를 하듯 비탈길을 뛰어내려온 후 얼음판에 몸을 맡긴다. 그렇게 스케이트를 타다가 멈출 때는 꼬리를 치켜세우며 발에 힘을 준다. 동시에 다리를 한 곳으로 모아 몸이 팽이처럼 뱅그르르 돌게 만든 뒤 “쿠아아”하는 울음소리를 낸다. (혹은 누가 더 멀리나가나 내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버팔로뿐만이 아니다. 워낙에 장난꾸러기인 수달도 강둑의 진흙을 미끄럼틀 삼아 신나게 놀이를 즐기고, 북극곰, 곰, 너구리들도 눈쌓인 비탈길에서 배를 깔거나 하늘로 누운 채 미끄럼을 타며 즐거워 한다. 펭귄들은 줄을 서서 다이빙 놀이를 하기도 한다.

침팬지는 친구들과 엎치락 뒤치락 레슬링놀이도 하고 술래잡기 놀이도 한다. 아무도 놀아주지 않으면, 작은 나무 하나를 손으로 잡고 뱅 글뱅글 돌기도 하고 공중제비를 넘기도 한다.

갈가마귀는 몇 미터 간격으로 떨어져있는 가로등을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 있다가 행인이 지나가면, 발로 눈을 차서 그 위로 떨어뜨린다. 놀라서 두리번대는 행인을 보면 고소해 죽겠다는 듯 다같이 입을 모아 까악까악 불협화음 소리를 낸다. 사람들을 놀리며 즐거워하는 까마귀라니!

또, 모스크바 크렘린궁 꼭대기의 황금돔이 졸지에 까마귀들의 미끄럼틀이 된 적도 있었다. 까마귀들이 떼로 모여들어 미끄럼을 타는 바람에 황금돔은 수많은 발톱자국 때문에 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되었고, 결국 궁에서는 훈련시킨 매들로 하여금 정기 순찰을 돌게 해서 까마귀떼를 내쫓았다.

고래 및 돌고래도 놀이를 좋아한다. 어느 해양수족관의 돌고래는 우연히 떨어진 새의 깃털을 입으로 물어 물이 들어오는 파이프입구에 갖다놓았다. 빠른 물살에 몸을 맡긴 깃털을 따라다니며 신나게 헤엄을 치곤 했다. (곧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돌고래들도 놀이에 동참 했다.) 야생에서도 돌고래는 해초를 서로 입으로 물고 줄다리기도 하고, 산호조각이나 조개껍질 조약돌을 떨어뜨린 후 친구가 잡길 기다리기도 한다. 벨루가 웨일은 아예 머리 위에 돌멩이나 해초 등을 얹고 다니며 놀기도 한다. 오래 버티기라도 하듯 말이다.

또 회색곰은 물에서 조용히 헤엄을 치다가 느닷없이 머리를 쳐박은 채 코와 입으로 공기방울을 내뿜은 뒤 앞발로 연신 그 공기방울을 잡 아 터뜨리며 논다. 커다란 엘크나 양들은 숨을 헐떡이며 질주하나 싶다가 느닷없이 수직으로 튀어올라 몸을 비틀면서 즐거워한다.

이들과 직접 대화를 나눠보지 않는 이상, 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동물 들의 놀이를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놀이는 인간은 물론 동물에게도 신체적, 사회적 발달 및 신경과 인지능력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의 일부라는 것이다. 또, 기쁨을 느낄 때 인 체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 놀이를 즐기고 있는 동물에게서도 분비된다는 것이다.

'KTF Drama Club' 웹사이트 (2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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