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013 [칼럼니스트] 2004년 6월 7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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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컴퓨터
박강문                                        

http://columnist.org/parkk


한 부서의 책임자로 일하는 분이 전부터 늘 불만스러워하는것은, 직원들이 너무 컴퓨터에 매달려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기는 하지만, 그 할 일이란 하루에 고작 한두 시간쯤 쓰면 될 정도 일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이메일로 업무 연락 주고받고 하는 일이야 인터넷 연결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주고받아야 할 이메일은 평균 10통 안쪽이다. 문서 작성하는 일이 있긴 해도, 늘 정해진 틀에 맞춰 쓰는 것이다. 더구나 이 일은 인터넷에 연결해서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직원들은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내내 컴퓨터 전원을 켜고 인터넷에 접속해 둔다.

그는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 아닌 딴 짓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다. 채팅에 열중하는 직원도 있고,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직원도 있다. 업무 지시를 내리고 나중에 다 되었느냐고 확인하면 그 때서야 부랴부랴 시작하는 한심한 직원을 볼 때마다 울화가 치민다.

그래서 좌석 배치를 책임자가 뒤쪽에서 직원들을 잘 볼 수 있게 바꿔 볼까 하는데, 감시 받는 것이 싫다고 직원들은 반대한다. 모두들 컴퓨터 모니터를 딴 사람이 뒤에서 넘겨다보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딴 짓하는 직원을 책임자가 언제까지 그냥 놓아두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컴퓨터야말로 사무 능률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그 한 사람만의 생각은 아니다. 이미 컴퓨터 사용을 꽤 엄격하게 규제하는 직장도 있다. 어느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는지, 이메일을 어디에 무슨 내용으로 보내는지를 살펴보고 경고하는 것이다. 특히 이메일 감시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곳에서는 필수로 돼 있다.

가령, 회사 컴퓨터를 개인 용도로 이용하는 것은, 회사 차를 개인 용도로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는데도, 대개들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

-FindAll 200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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