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975 [칼럼니스트] 2004년 3월 29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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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의 산내들(2) 서천 동백꽃주꾸미축제
동백꽃도 보고… 주꾸미도 먹고…

이규섭
http://columnist.org/kyoos


선홍빛 동백꽃도 보고 싱싱한 주꾸미도 맛볼 수 있는 서해포구로 떠나자. 27일부터 보름동안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포구에서 '동백꽃주꾸미축제'가 열린다. 서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춘장대 나들목을 빠져 나오면 '춘장대 해수욕장'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에서 자동차로 10여분 달리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바로 마량리 포구 방향과 동백정에 이르는 길이다. 우측으로 길을 접어들면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동백나무 숲이 나오고, 너른 바다가 드러난다. 동백정 주차장 옆 공터에서 축제가 열린다.

동백과 해송이 어우러진 언덕 위에 위치한 동백정(冬柏亭)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는 쪽빛에 가까울 정도로 투명하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中層)누각인 동백정 기둥사이로 오력도가 그림처럼 떠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서해에서 가장 아름답다.

앞으로는 탁 트인 바다가, 뒤편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500년의 동백나무 숲이다. 마량리 수군첨사가 험난한 바다를 안전하게 다니려면 서낭당을 세워야 한다는 계시를 받고 이곳에 제단을 만들 당시 동백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동백나무숲은 선홍빛 꽃 세상

그 때의 나무가 오늘날의 명물인 동백나무숲을 이루었다. 2만3145㎡의 면적에 80여 그루의 동백이 흐드러지게 피어 길손을 반긴다. 500년의 세월을 말하듯 나뭇가지가 굵고 부챗살처럼 넓게 퍼져 있다. 허리를 굽혀 동백 숲 속에 들어서면 붉은 꽃 세상 별천지가 펼쳐진다. 진초록 잎 사이로 붉은 속살을 드러내는 마량리 동백꽃은 3월말쯤부터 4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꽃송이 채 뚝뚝 지는 동백도 처연한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마량리 앞바다는 수심이 낮고 모래가 섞인 뻘로 형성돼 있는 데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어서 주꾸미가 살기 좋은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주꾸미를 잡는 방법은 '소라방'과 '낭장망' 두 가지가 있는 데, 이곳에서는 소라껍데기를 줄에 메어 잡는 '소라방'을 이용한다. 주꾸미는 바다 속에 줄줄이 꿰어 내려놓은 소라껍데기를 자기 집으로 알고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그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산채로 잡아 싱싱하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듯 낙지보다 작고 뭉뚝한 주꾸미는 산란기인 4월에 제 맛을 내지만 올해는 날씨가 포근해 3월 하순부터 소라방에 걸린다.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저칼로리 음식인 주꾸미 요리도 다양하다. 주꾸미회, 전골, 볶음요리 등도 먹을만하지만 끓는 된장 국물에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 요리는 연하고 부드러워 감칠맛이 난다.

주꾸미요리 경연 등 행사 다채

동백꽃주꾸미축제 체험마당에는 널뛰기·제기차기·윷놀이, 굴렁쇠 굴리기 등 민속놀이가 준비돼 있다. 행사기간에는 관광객 장기자랑과 노래자랑, 국악공연, 라이브 공연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열린다. 개막식 첫날에는 주꾸미 요리 경연대회가 열리고, 한산모시·한산소곡주·까나리액젓 등 지역 특산품 판매장도 운영한다.

행사장에서 나와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5분 정도 들어가면 마량리 포구가 나온다. 160여가구 650여명의 주민이 사는 어촌마을로 주꾸미의 산지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해바다의 싱싱한 자연산 활어회를 음미 할 수 있는 곳이다. 11월에서 2월중순까지는 이곳에서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서천까지 왔으면 금강하구둑과 신성리 갈대밭도 놓칠 수 없다. 금강하구둑의 겨울 철새들은 떠났지만 서천군에서 키우는 청둥오리들이 강 위에 무리 지어 자맥질을 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의 촬영지로 소문난 금강변 6만여평의 신성리 갈대밭을 구경하며 둑길을 걸어보거나 갈대 숲 사이로 난 길을 호젓이 산책하는 것도 좋다.

한산면 지현리에 있는 한산모시관(041-951-4100)에 들리면 한산 모시의 제작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모시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한산 5일장(1, 6일)에 들리면 이른 아침에 반짝 모시시장이 열린다. 질 좋은 모시를 괜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관광 및 행사문의 서천군 문화관광과 041-950-4224(www.sochon.chungnam.kr).

희귀 어종 15만여점 전시

#서천해양박물관

마량포구에서 해안일주도로를 빠져나오면 구릉 위에 크루즈 형태의 하얀 건물이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희귀 어종 15만여점을 전시한 서해안 최대의 '서천해양박물관'(041-952-0020)이다. 2002년 3월 3500여평 대지 위에 2층 규모로 세워진 해양박물관은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높은 어린이들에게 신비한 바다 속 해양생태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산교육장으로 인기다.

수족관에는 대형 철갑상어와 가오리·바다뱀·열대어 등 500여점, 갑각류로는 장수거북과 바다가재·닭새우 등 1,0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디오라마관에 전시되어 있는 어종은 1억 3500만년전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앵무조개 화석에서부터 현재의 어패류까지 전시되어 해양자원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관하며 연중무휴이다. 관람소요 시간은 4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관람료는 어른 4,000원, 어린이 2,500원. 3D입체영화관은 무료. 스낵코너와 식당·커피숍과 레스토랑·매점 등을 갖춘 전망대에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마량포구가 한눈에 펼쳐진다.

#여행쪽지

▲승용차: 경부고속도로→대전(회덕IC)→호남고속도로→논산(연무IC)→강경(국도29호)→서천→동백정.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대천IC→춘장대 IC→서면 소재지→동백정

▲대중교통: 장항선 철도로 서울역에서 서천까지 무궁화호 3시간40분, 새마을호 3시간20분 소요. 시외버스는 서울 남부 시외버스터미널(02-521-8550)에서 대략 1시간 이내 간격으로 출발. 서천까지 4시간 소요.

▲현지교통: 서천읍에서 마량리까지 시내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운행. 마량리 버스정류장에서 동백정까지는 걸어서 5분.

진초록 잎 사이로 붉은 속살을 드러낸 마량리 동백꽃

- 충남신문 2004년 3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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