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900 [칼럼니스트] 2003년 12월 14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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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도 없는 선량들

필자는 가끔 중앙일보의 「나는 디지털 국회의원」을 방문, 평소에 느낀 점을 쓴다. 이 코너는 국회처럼 꾸민 이슈별 네티즌 토론마당으로 13개 상임위원회의 토론마당에서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대안까지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필자는 남달리 관심이 많은 「과학기술정보통신마당」을 먼저 찾는다. 그런데 불행히도 다른 분야에 비해 이곳을 찾는 이가 비교적 적은 편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바로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영위되는 정보화사회가 아닌가. 그런데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적다는 것은 필자의 생각으로는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13개 상임위 토론마당을 순서대로 소개하면 △보건복지 △교육 △환경노동 △여성 △문화관광 △재경 △산업·농수산 △과학기술정보통신 △건설교통 △통신외교통상 △국방·국정원 △행정자치 △법제사법 등이다. 여기에 △입법채널 △진보파 모여라 △보수파 모여라 △중도파도 있다 등 4개의 마당이 따로 설정돼있다.

필자는 재미삼아 과연 각 상임위의 토론마당을 이용한 건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봤다. 오늘(17일) 오전 현재 각각 54, 129, 62, 213, 122, 67, 28, 38, 167, 242, 41, 925, 227번을 기록했고 별도의 4개마당은 각각 26, 204, 133, 99번을 차지했다.

필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마당」는 38번으로 13개 마당 가운데 12위에 쳐져있다. 맨 꼴찌인 산업·농수산보다 조금 많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가장 많은 것은 행정자치(925번)였고 다음으로는 특검 문제가 관련된 탓인지 「법제사법」(227번)으로 나타나 있다.

이런 현황을 보면 아직은 많은 국민들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공계가 홀대 받고 인문계가 대접을 받고 있는 현실을 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씁쓸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아침 이 코너에 들렀다가 매우 반가운 글을 하나 발견했다. 이덕영이라는 성함을 가진 분이 「(특집)우리나라 국회의원의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었다. 무슨 얘기인가 하고 별 생각 없이 클릭을 했는데 "참으로 옳은 글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었다.

내용은 국회의원들의 홈페이지 보유현황을 소개하는 것으로, "우리 국회의원의 정보화 현실을 지적합니다"고 서두를 꺼낸 뒤에 나름대로 조사한 사항을 상세히 적어놓고 있었다.

이 글은 △2003년 현재 홈페이지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국회의원들(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검색) △홈페이지는 보유하고 있으나 홈페이지가 정지 상태인 국회의원(국회 홈페이지 통해 검색) △도메인을 변경하여 국회 홈페이지에서는 찾을수 없고 검색엔진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국회의원 홈페이지 △국회 홈페이지에서 e메일 주소를 찾을수 없는 국회의원 △마음과 몸은 열린우리당, 홈페이지는 아직도 통합신당 등 4개 항목으로 나누어 국회의원의 이름을 열거해 놓았다.

여기에서 놀란 사실은 홈페이지가 없는 의원 32명, 홈페이지는 있으나 정지상태인 의원 15명, 국회홈페이지에서 e메일 주소를 찾을 수 없는 의원 30명, 마음과 몸은 열린우리당, 홈페이지는 아직도 통합신당인 의원이 12명이나 된다는 사실이었다. 행여 이덕영님의 조사결과가 실제와는 다를 수가 있겠지만, 그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조사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몇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홈페이지가 없는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국회홈페이지에서 e메일 주소조차 없는 의원이 30명이나 된다는 것은 한심하다 못해 분노감마저 불러일으킨다. 국민(유권자)을 업신여기거나 우롱하는 처사와 다름없는 일이다.

그들은 도대체 지금 이 시대가 인터넷시대인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러고도 지금과 같은 정보화사회에서 국정을 논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일찍부터 「국가의 정보화」와 「국민의 정보화」에 관심이 있는 필자로서는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대를 선도하고 국민을 계도해야 할 선량들이 최선의 대화채널로 인정받고 있는 홈페이지가 없다는 사실은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다. 하물며 e메일주소가 없는 국회의원은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일이다.

이제 2004년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들을 업신여기는, 그런 국회의원들이 정치판에서 활개칠 수 없도록 유권자들은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해야 하는 여러가지 일들 중의 하나다.

- 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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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http://columnist.org/netporter/
칼럼니스트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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