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875 칼럼니스트 2003년 10월 28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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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스팸메일을 보낼 것인가

    스팸메일의 심각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범죄와의 전쟁」이나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지금 「스팸메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네티즌의 하루일과는 스팸메일을 지우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워도 지워도 쏟아지는 스팸메일 때문에 네티즌들이 허비해야 하는 시간이 얼마인지, 그 때문에 당해야 하는 정신적 고통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를 과학적(?)으로 계산한다면 그 경제적인 피해액은 엄청날 것이다.

    정부당국에서도 스팸메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다각적으로 세우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고 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 다음사이트 같은 곳에서는 스패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정분량의 메일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는 「온라인우표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역시 스팸메일 자체를 막아내는 방법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늘(27일) 아침 신문의 외신보도는 우리를 기쁘게 해주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광고성 e메일을 대량으로 발송한 한 마케팅업체가 지난 24일 법원에서 2백만 달러(약 23억7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일이다.

    신문기사를 좀더 읽어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스팸메일금지법」에 따라 PW마케팅이라는 업체가 법원으로부터 무려 2백만 달러의 벌금을 물도록 선고받았다는 내용이다. 법원은 또 스팸메일을 발송한 이 회사 및 소유주인 폴 윌리스와 클로디아 그리핀은 앞으로 법무부에 사전신고 없이 인터넷을 통해 광고하는 회사를 갖거나 경영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미국 법원의 판결은 우리를 속시원하게 해주면서, 너무 과한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을 갖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팸메일의 폐해가 얼마나 심하기에 이렇게 강도 높은 판결을 했을까 하는 마음도 생긴다. 이 정도의 판결이라면 일벌배계(一罰百戒) 이상의 효과를 올릴 것으로 믿어진다.

    문제의 회사는 자체 웹사이트가 없는 상태에서 엉터리 이름을 사용했다. 게다가 스팸메일 발송장치와 유료 사용설명서, 캘리포니아 지역주민 e메일리스트 등을 담은 자료를 홍보하는 스팸메일 수백만통을 보낸 혐의로 지난해 9월 기소됐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은 기소장에서 "이 회사가 메일발송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무료전화번호나 답장에 필요한 e메일 주소, 광고임을 알리는 문구 등을 적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답장이 불가능한 메일을 보내는 등 스팸메일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이 회사의 행위가 매우 악질적이라는 얘기이다. 그러니 법원에서도 이 회사에 대해 무거운 벌금형을 내렸다고 보아진다. 검찰이나 법원은 범인의 죄질이 지나치게 악할 경우 중형을 선고하고 판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영국에서도 스팸메일에 대해 매우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영국정부가 스팸메일을 발송한 자에 대해 8000달러의 벌금형에 처하는 등 형사 범죄로 취급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최근 외신에서 보도된 내용이다.

    영국은 새로 제정된 법률에 따라 치안판사가 스팸메일을 보낸 사람에 해대 법정에서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법률에는 개인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 소비자들이 더 많은 발언권을 갖는다는 점을 명시해놓고 있다. 징역이나 금고 등은 규정하지 않고 않다. 그러나 이 법률 덕분에 네티즌들이 불필요한 e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새 법률은 12월11일부터 시행되며, 기업들이 e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이를 수신하는 개인으로부터 허가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티븐 팀스 통신장관은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전자통신기술들을 이용하면서 안전감을 느끼고 자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쓰레기 e메일 메시지」들이 모든 전자메시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자, 다시 우리나라 현실을 살펴보자. 아마 미국의 PW마케팅회사 이상으로 수많은 네티즌과 기업을 괴롭히는 곳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악덕스패머에 대한 당국의 대책은 어떠한가.

    우선 지난달 15일 스팸메일 처벌을 강화한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발효됐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이 달부터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불법스팸대응센터와 공동으로 음란 스팸메일 발송 여부, 수신거부 방지 여부, e-메일주소 무단수집 및판매 등을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는 다음 달 초에 나오겠지만 과연 어떨지 궁금해진다.

    정부는 지난 1월 e메일이나 전화, 팩스 등을 이용해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발송할 경우 최고 징역 2년 또는 1천만원의 벌금을 물리도록 관련법을 개정했다. 또 스팸메일 수신거부를 회피하기 위해 기술적 조치를 취한 경우에도 최고 1천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7월부터는 e메일 외에 휴대폰 등에도 「광고」,「성인광고」 등의 표기 또는 음성고지를 의무화했다.

    지난 달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수신자가 거부의사를 밝혔는데도 광고성 스팸메일을 지속해서 보낼 경우 부과되는 과태료를 현행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올리는 등 처벌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정부당국이나 국회에서 스팸메일에 대해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려는 자세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겠다.

    스팸메일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것이 미국에서처럼 매우 무거운 벌금형에 처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만약 우리나라도 불법 스팸메일을 대량으로 불특정 다수인에게 보내는 업체에 대해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물도록 한다면 어떻게 될까.

    불법 스패머들은 그들대로 이 같은 법적 그물을 빠져나가는 궁리를 하겠지만 스팸메일은 분명 줄어들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돈을 벌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벌 수 있는 돈보다 훨씬 많은 벌금을 매기는 조치를 버텨내기란 아주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   
    - 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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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http://columnist.org/netporter/
칼럼니스트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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