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872 칼럼니스트 2003년 10월 22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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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인적자원국'(2)
뿌리가 불분명하다

이라크 파병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은 이들에 의해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권력자들은 은근슬쩍 베잠방이에 방귀 새듯,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국민을 우롱하며, 미국의 말도 말 같지 않은 압력에 굴복하여 10월 18일 파병을 확정하였다. 일부 고약한 언론들의 여론몰이도 한몫하였다.

고려 성립 이후 1천년 넘게 한반도에 국가가 존속하였지만, 외국으로 군대를 보낸 경우는 몇 번 되지 않는 극히 희귀한 사건이다. 그런데 어찌 된 셈인지 대한민국 존속 기간이 50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월남 파병에 이어 2차례나 대규모 병력을 외국으로 보내는 성싶다.

왜 이런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는지는 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법을 분석해 보면 대략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여기에 국민에 대한 권력자들의 사고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년 들어 계속 NEIS가 사회 문제로 되고 있다. 이 문제가 인적자원 개발에 관계된 일로, 학교 내의 문제로만 생각하면 잘못일 것이다.

이런 중요성을 인식하여, 이 '칼럼난'에서 9월 10일 '대한인적자원국' <1회>를 싣고 이어서 계속 쓴다. 글 내용이 법 조문을 인용하여 딱딱하면서도 길게 쓸 수밖에 없어, 읽기도 거북하며 칼럼이란 문장 형태와도 맞지 않지만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9월 10일의 <1회분>에서 썼듯, 정부의 '인적자원' 정의는 잘못되었다. 그런데 그와 연관된 법이나 정책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먼저 누구나 알고 있듯, 평생교육법에서 정의한 '평생교육'이란 '학교 교육을 제외한 모든 조직적인 교육 활동'이다. 그리고 이 교육의 이념은 '학습자의 자유로운 참여와 자발적인 학습을 기초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다.

이 평생교육법에 '인적자원'을 법의 용어로 처음 넣었다. 제16조 '인적자원의 활용'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각급 학교, 평생교육단체 및 평생교육시설 등이 유능한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강사에 관한 정보를 제공, 관리하는 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

2. 국가는 인적자원의 효율적인 개발, 관리를 위하여 국민의 개인적인 학습 경험을 종합적으로 집중 관리하는 제도를 도입,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다.

1항은 인적자원 등 여러 용어를 길게 늘어 썼으나, 핵심은 '강사에 관한 정보'다. 여기에 '강사'에 대한 정의가 없다. 평생교육법 뒷부분 3장에는 몇 조에 걸쳐 '평생교육사'에 대한 규정이 있다. 같은 법에서 강사와 평생교육사란 2가지 유사 명칭을 사용하면서, 같은 성격이면 명칭을 통일시키든지, 다르다면 그 의미를 분명히 구별해 주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은, 평생교육법에 인적자원 조항을 생짜배기로 넣었다는 증거다.

그리고 1항의 '.....유능한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언뜻 보아 미사여구에 홀려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그 내용이 문맥상 '인적자원개발기본법'(이하는 개발기본법이라 줄여 쓴다)에서 정의한 인적자원 즉 사람의 '능력과 품성'이 아니다.

이 인적자원은 '유능한'이 앞에 붙었으니 '사람'을 의미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한다고 하였으니 노동력, 지식, 기능 등 '사람 이외의 것'으로 보는 것이 논리다. 한 낱말을 놓고 앞뒤의 표현이 서로 맞지 않는다. 그 이유를 추측컨대, 법을 만든 이들이 시간에 쫓긴 듯 스스로 꾸민 인적자원의 개념을 착각했다.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점은 2항에서, '국민의 개인적인 학습 경험을 종합적으로 집중 관리하는 제도를 도입, 운영.....' 한다는 것은, 평생교육법의 '학습자의 자유로운 참여와 자발적인 학습을 기초.....'로 한다는 본 뜻을 벗어난 것이다. 자유롭고 자발적인 것과, 집중 관리라는 것은 일치할 수 없는 개념이다.

이와 같이 모순의 삽입을 하고도, 개발기본법의 3조에 '이 법은 인적자원 개발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한다'라고 되어 있다. 인적자원 개발에 관한 다른 법률은 2002년 8월 이전까지, 위에 쓴 내용의 16조가 들어간 '평생교육법'밖에 없다. 따라서 개발기본법은 평생교육법에 근거한 듯 보이나 그 법의 내용과 상관 없는, 묘상한 접목(接木)을 한 법이다. (계속)

- 2003. 10. 22

홍 순 훈

아하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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