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853 칼럼니스트 2003년 9월 15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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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탕먹거나 겁먹거나

    컴퓨터, 이제는 누구나 다룬다. 그렇다면, 컴퓨터 다루기가 쉬워져야 하는데 그 반대다. 더구나, 세계의 컴퓨터들이 그물처럼 연결되는 인터넷 시대에는, ‘벌레’나 바이러스가 세계 어딘가에서 생겨났다 하면 곧 내 컴퓨터가 피해 대상이다. 겁난다.

    마이크로소프트사라는 데도 참 묘하다. 거기서 개선된 운영체제 프로그램을 내놓을 때마다 꼭 허점이 나온다. 그 회사 하는 꼴이, 수리할 때마다 나사 한두 개는 잊고 조이지 않는 자동차 수리공과 비슷하다.

    마이크로소트프사가 내놓은 지 얼마 안되는 윈도XP는 편리하다. 주변장치 연결할 때 제가 알아서 잡아준다. 그런데, 보안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 구식인 윈도ME보다 못하다. 윈도XP의 뚫린 구멍을 통해 MSblaster라는 ‘벌레’가 기어들어 퍼져 나간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의 포트로 침입하는 매우 고약한 놈이다. 이메일 첨부 파일만 건드리지 않으면 막을 수 있는 여느 놈들과는 다르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자동업데이트를 통해서 또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프로그램의 뚫린 구멍을 ‘헝겊’(패치)으로 꿰매주긴 하나, 사용자가 이를 많이 놓친다. 가끔 컴퓨터 화면 왼쪽 아래쪽에 업데이트할 것이 있는데 하겠느냐고 묻는 메시지가 뜨는데, 혹시 바이러스가 아니겠나 싶어 많은 사람이 피해 버린다. 홈페이지를 찾아가도 촌닭 관청에 간 듯 뭐가 뭔지 얼떨떨해서 그냥 나온다. ‘벌레’는 박멸되지 않고 잔당이 여기저기 남는다.

    어떤 컴퓨터 프로그램에도 완벽한 것이 있을 수 없다고는 한다. 최근 밝혀진 바로는, 미국 일부 주에서 쓰고 있는 투표 프로그램에도 계수 조작 가능한 허점이 있다. 프로그램은 결국 써 가면서 보완해 가게 되는데 그 동안 골탕먹거나 겁먹어야 하는 것은 소비자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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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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