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3년 8월 5일 No. 826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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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데일리 와이어

야후 메일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서양인 스팸메일꾼들이 이것을 너무도 많이 이용해서다. 비아그라를 사라, 거시기를 키우는 좋은 방법이 있다 등등의 온갖 쓰레기 편지가 야후(에이올, 엠에스엔도 많음) 주소를 달고 날아와 편지함에 쌓이는 것에 넌더리난 지 오래다. 내 컴퓨터의 아웃룩 익스프레스에는 yahoo.com 주소 편지들이 아예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도록 설정돼 있다.

이렇듯 싫어하면서도 좋아하는 것이 또한 야후 메일이다. '야후 데일리 와이어'를 날마다 받아 보는 즐거움이 있어서다. 내가 야후 메일 이용자로 남아 있는 유일한 이유가 이것이다. 야후 메일로 오는 메시지로서 내가 읽는 것은 이 '야후 데일리 와이어' 한 가지뿐이다.

'야후 데일리 와이어'는 야후 메일 가입자에게 보내 주는 뉴스레터다. 이런 뉴스레터란 대개 자사를 홍보하고 외부 광고를 게재하려는 것이 목적인데, 야후의 뉴스레터는 다르다. 이 뉴스레터에는 그런 것이 하나도 없다.

이 뉴스레터는 유용하면서 격조 있는 웹사이트 한 두 개씩 매일 소개한다. 그래서 보게 되는 것은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일 경우가 많다. 특별한 화가나 사진예술가의 작품세계를 훑어 볼 기회를 주기도 한다. 때로는 별난 수집품, 예컨대 클래식 자동차들을 구경하거나, 1920년대 갈채를 받았던 무대 공연 작품들의 인상적인 장면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사이트도 알려 준다. 최근에 소개된 것에는 '미국 명연설 100개' 사이트가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내겐 꿈이 있습니다'가 1위로 돼 있다.

야후의 이런 고상한 뉴스레터는, 전혀 장삿속이지 않은 것처럼 교묘하게 포장한 광고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광고 냄새를 없앤 소식지는, 잠자고 일어나는 순간부터 광고의 도발과 고문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고마운 배려다. 텍스트 위주의 간결한 구성도 마음에 든다. 조용한 속삭임 같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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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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