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3년 7월 7일 No. 798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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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어떻게 하라고

인터넷 여행, 즉 웹서핑이 즐거운 것은 수많은 지식이나 정보와 만날 수 있어서다. 웹의 세계는 백과사전과 같다. 백과(百科)란 모든 분야란 말이다. 백과사전은 편찬자가 수록 항목을 정하고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여 만든다. 웹사이트는 그저 여기저기 널려 있고, 많은 부분의 내용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해로운 웹사이트 규제를 법제화한다 해도 실제로는 규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우선, 웹사이트가 엄청나게 많다. 2002년 10월 집계로는 .kr 도메인 수만 해도 42만개를 넘는다. 도메인을 구입했다 해서 모두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것은 아니니까, .kr 도메인의 웹사이트 수는 이보다 좀 적을 것이나, 어떻게 그 많은 웹사이트를 다 들여다보고 법에 어긋난 것을 집어낼 수 있겠는가.

인터넷은 국경을 초월한다. 누구나 전세계의 웹사이트들에 들어가 볼 수 있다. 해로운 사이트가 외국에 근거를 두고 있으면 어떻게 손볼 수 없다. 어떤 포르노 사이트들은 국내의 규제를 피해 외국을 근거지로 삼는다. 그리고 한 도메인으로 오래 하면 꼬리가 밟힐까봐 사라졌다가 다른 도메인 이름으로 나타나기를 거듭하는 바퀴벌레 닮은 사이트들도 있다.

자살을 조장하는 사이트, 폭탄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사이트 같은 것도 분명히 해로운 사이트다. 그러나, 정부가 해로운 웹사이트들을 규제하려 나선다면 규제 그 자체부터 논란 대상이 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해서 여러 나라에서 정부의 규제 시도가 꺾였다.

결국 이용자 자신이 웹사이트 내용을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누구에게나 이성과 판단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어린 사람들에게도 가지가지 웹사이트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인터넷, 기술이 가져온 정보혁명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많고 해결은 어렵다. 인터넷 여행은 즐겁지만, 그 여로에는 암초와 함정과 해로운 유혹도 많다.

- FindAll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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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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