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3년 6월 26일 No. 788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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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컴퓨터 점령

컴퓨터의 공적 가운데 여성의 취업 기회를 늘렸다는 것을 넣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공감되는 이야기다. 언론사에 근무할 때 한 번은 인터넷 부서의 방에 가 보았는데 부서장 한 사람만 빼고 모두가 여자들이었다.

옛날에는 타자기가 여성 취업과 사회 진출을 크게 도왔다. 타자직은 여성이 차지할 수 있는, 몇가지 안 되는 '점잖은 일자리'의 하나였으므로 인기가 있었다. "왜 넌 네 사촌언니처럼 타이피스트나 비서 같은 점잖은 일을 할 수 없는 거지? 높은 구두를 신고 예쁜 귀걸이를 하고서 은행에 있는 중요한 사람들을 위해 커피를 타 주는 그런 일을 하면 좀 좋으니?" 이것은 민디 빙햄 등이 쓴 '열일곱에서 스물다섯살까지' 여성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명배우 더스틴 호프만이 한때 타이피스트를 했다는 것은 그의 청년기 삶이 고단했음을 뜻한다. 여성의 타자직 독점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된 것은, 꼼꼼한 여성에게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단조롭고 반복적인 일이라 남성이 기피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컴퓨터 다루는 일에도 넌더리나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것이 많기는 하다. 그것이 여성에게 컴퓨터 일이 간 부분적 이유는 될 것이나 전적인 이유는 되지 못한다. 요즘 컴퓨터를 꺼리는 남자는 없다.

타자기와 컴퓨터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타자는 성실성과 숙련만으로 할 수 있는 기계적인 일이었다. 컴퓨터는 타자기에 견주면 요술거울이나 여의봉에 가깝다. 다루는 사람의 창의력에 따라 엄청난 결과가 생산될 수 있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더욱 많은 여성이 컴퓨터 일을 차지해 간다. 인터넷 분야 창업 여성도 흔히 볼 수 있다. 나중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컴퓨터를 가지고 여자가 창의적으로 큰 일들을 이뤄내고 있을 때 남자는 고장난 컴퓨터 고치는 일이나 하지 않을까 하는.

- FindAll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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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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