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3년 3월 24일 No. 717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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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의 함정

프리웨어란 공짜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말까지 있다. 사람들이 프리웨어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개발자가 이타심에서 내놓는 순수한 프리웨어도 많지만, 공짜로 주는 체하면서 뒤로 엉큼하게 실속을 챙기는 경우도 많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프리웨어를 공짜라고 별 생각없이 내려받아 설치했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행적을 추적당하는 수가 있다. 그 속에 스파이 프로그램이 숨겨져 있는 경우에 그렇다. 일반 사용자들은 이를 쉽게 눈치챌 수 없다.

프리웨어 속의 스파이 프로그램은 개인 컴퓨터에 똬리를 틀고 앉아 컴퓨터 주인이 어떤 사이트들에 자주 가는지를 프리웨어 제공자의 서버에 보고한다. 프리웨어 제공자는 이 자료를 팔아먹거나 이른바 '표적 광고'하는 데에 이용한다. 옷 파는 사이트를 자주 들르는 사람은 이따금 난데없이 뜨는 의류 관련 돌현(팝업) 광고를 보게 될 것이고 야한 사이트를 밝히는 사람이라면 시도 때도 없이 그 방면의 돌현 광고를 만나게 될 것이다.

프리웨어를 내려받지 않았는데도 스파이 프로그램이 슬그머니 하드 드라이브에 들어앉아 있는 수가 있다. 또 어느날 갑자기 브라우저의 도구모음줄에 엉뚱한 것이 자리잡은 것을 보게 되는 수도 있는데 이것도 스파이 프로그램에 속하는 불청객이다.

스파이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지닌 고약한 특성은 컴퓨터 주인이 아무리 삭제하려 해도 찰거머리처럼 막무가내라는 것이다. 다행히 이것을 제거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있다. 이 프로그램들도 프리웨어로 제공되는데, 써 보고 내키면 기부금으로 개발자를 격려하는 것이 좋겠다.

공짜라고 아무거나 덥석덥석 먹성좋게 받아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프리웨어를 접할 때마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서양 사람들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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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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