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12월 14일 No. 560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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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그해오늘은] '장보고 U보트'



1906년 오늘(12월 14일) 독일이 U보트 1호를 진수했을 때 세계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당시 세계가 전화에 휩쓸린 분위기가 아니었다든가 독일을 무섭게 보지 않아서는 아니다.

당시 유럽은 '구라파 전쟁'이라는 말 그대로 화약냄새가 가실 때가 없었다. 여기에다 독일은 보불전쟁에서 프랑스를 누르고 대륙의 새로운 패자로 등장하더니 뒤늦게 식민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그 끝에 8년 뒤에는 1차대전이 터지고 U보트는 진가를 발한다.

그때까지 영국이 바다에서 누리던 챔피언 타이틀을 U보트가 비웃은 것이다.

지난날의 해전은 주포의 사정거리로 판가름났으나 전함의 배꼽밑으로 파고드는 U보트가 등장하자 싸우는 모습이 달라지면서 지난날의 랭킹도 믿을 수 없게 됐다.

기존의 군함이 잠수함 앞에서는 지팡이나 휘두르는 장님 같다든가 독일만 잠수함을 가졌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나폴레옹도 부러워했던 영국의 제해권에 틈새가 생긴 것이다.

문제는 그 U보트가 미국의 민간 상선을 격침시겨 미국의 참전을 불러온 점이다.

그렇게 보면 1차대전은 U보트로 시작해 U보트로 끝난 느낌이나 2차대전의 경우는 더하다.

2차대전에서 '바다의 늑대'로 통하던 U보트의 활략은 1차대전의 그것보다 더 영웅적이고 처절했으나 그런 이야기만도 아니다.

독일의 패전으로 해군에게 전투중지 명령을 내리자 많은 U보트들이 항복하지 않고 자침(自沈)했듯이 U보트에는 독일의 마지막 긍지가 실려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귀에는 아직도 친숙하지 않은 U보트지만 알고보면 가까운 사이다. 한국의 첫 잠수함인 '장보고'는 독일서 제작된 것이니 같은 서양이라도 'S'씨가 아닌 'U'씨 집안이다.




- 세계일보 200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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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평 (梁平)
http://columnist.org/yangpy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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