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12월 02일 No. 553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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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까맣게 되데"

안랩에 온라인으로 4만원을 치르고 바이러스 감시 및 치료 프로그램 시디를 택배로 받아 컴퓨터에 설치하고 수동 검사를 시작하자마자 님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파일 세 개가 잡혀 서 바로 지웠다.

이메일 메시지 검사로 넘어가더니만,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악성 바이러스 Win32.Winevar에 감염된 편지 두 통이 편지함에 들어 있다고 알려 주었다. 잘 아는 김 교수가 발신자로 돼 있는 편지였다. 열지 않은 채 지우고 바로 김 교수에게 우선 전산실에 도움을 요청하고 아웃룩 익스프레스 주소록의 이메일 주소를 다 지우라고 이메일로 알렸다.

내가 보낸 이메일은 김 교수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이미 바이러스가 그의 컴퓨터 주소록에 있는 모든 주소로 바이러스를 퍼뜨려 놓고 시스템의 파일들을 지워 버렸기 때문이다. 이튿 날 전화 통화에서 그는 "화면이 까맣게 되데."라고 했다. 그의 컴퓨터는 전산실로 실려갔는 데, 데이터를 하나도 되살릴 수 없음은 물론이고, 제조사의 서비스센터에까지 가야 할 것 같 다고 한다.

자주 내게 바이러스 묻은 메시지를 보내는 김 교수에게 아웃룩 익스프레스를 쓰지 말고 웹 메일을 쓰라고 권하였지만, 그는 직장에서 제공하는 웹메일의 편지함이 정기적으로 비워지 기 때문에 잘 쓰지 않게 된다고 했다. 그의 컴퓨터를 망가뜨린 이 번 참사에서 그나마 건진 것은 웹메일 편지함의 얼마 안 되는 최근 편지들이었다.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확산 증식된다. 손을 써 봐야 매양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2001년 전세계를 긴장케 한 코드 레드(Code Red) 바이러스는 하룻만에 30만대의 컴퓨터를 요절냈다. 최근에 영국 휼렛 패커드사 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를 늦추는 방책을 알아냈다고 한다. 속도가 줄어들면 그 만큼 대처할 시간을 벌게 된다.

그런데 걱정은 이 방법도 얼마나 지탱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도둑과 방범장치의 싸움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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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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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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