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11월 23일 No. 550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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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천만시대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가 1천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98년 6월 두루넷이 케이블TV망을 이용해 국내 처음으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지 불과 4년여만에 이루어진 성과라서 놀랍기만 하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99년 37만4천명에 그쳤으나 2000년에 4백1만8천명, 2001년에 7백8만6천명으로 급증했으며 지난 10월15일 마침내 1천만2천명을 기록했다. 인구 4.7명당 1명, 전체 1천4백50만 가구에서 3가구 중 2가구가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한 셈이니 그야말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의 정보인프라를 갖추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구 1백명당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수가 OECD 선진국의 평균 2.9명보다 훨씬 앞서는 17.16명을 기록해 보급률 면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보급률은  캐나다의 2배, 미국의 4배, 일본의 8배에 이르는 것으로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밖에 인터넷 이용자(5위)나 인터넷 사용시간(1위), 국가도메인수(8위) 등에 있어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KT나 하나로통신 등 서비스업체들이 지난 4년간 투자한 금액은 약 11조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투자금액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당국의 설명이다. IT 등 관련산업 생산 유발액 17조원, 부가가치 유발액 5조8천억원, 고용유발 59만명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참으로 부가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이밖에 우리나라를 정보대국으로 위상을 높인 것이나 국민생활의 편리성과 미래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합치면 그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정부당국은 그 동안 꾸준히 노력한 끝에 1천2백여개 면지역 가운데 98% 정도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았다. 연말까지는 1백% 보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것은 본격적인 전자정부를 출범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이번 달부터 국민들이 안방에서 정부의 각종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안방 민원시대가 열린 것도 이에 힘입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국내에 초고속인터넷 보급이 활발하게 추진된 것은 지난 99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98년 두루넷과 하나로통신이 차례로 케이블 모뎀을 소개한데 이어 99년에 비대칭가입자회선( ADSL)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초고속망이 보급되고 가입자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사용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 98년 3백만명, 99년 7백만명, 2000년 1천3백만명, 2001년 2천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현재 2천5백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함으로써 인터넷이 이미 우리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인터넷인구의 증가는 우리의 경제생할 패턴을 크게 바꾸어 가고 있음은 물론이다. 인터넷은 온라인 주식거래 활성화에 기폭제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나라 온라인 주식거래 비중을 67%, 온라인 쇼핑몰 이용률을 31%로 끌어올리는 등 디지털경제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일본과 대만의 경우 온라인 주식거래 비중은 각각 3.8%, 7.6%에 지나지 않는다.

이밖에 초고속인터넷은 국민 개개인을 정보의 수요자인 동시에 생산자로 바꿔놓고 있다. 온라인 주식거래와 함께 온라인 뱅킹, 온라인 게임, 온라인 교육, 원격진료 등이 안방에서 가능해지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개인의 의견을 표출함으로써 여론형성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일 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열린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천만명 돌파 기념식에서도 김대중대통령은 "초고속인터넷 1천만가입자 돌파는 우리 국민의 진취적인 역동성과 뜨거운 열정이 만들어낸 놀라운 성과이며, 이는 21세기 지식정보시대에 선진 정보통신국으로 우뚝 서는 귀중한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는 이미 정보통신 강국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이 같은 성공은 구미 선진국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하원은 우리나라의 성공에 자극 받아 지난 2월 초고고속정보통신망 보급촉진을 목표로 광대역 보급법안을 가결했으며, 지난 7월 방한한 영국 초고속인터넷 사절단은 「기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5월 "한국은 디지털기술의 실험장이라는 명성을 쌓았고 가장 발전한 초고속 인터넷 시장을 갖췄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1위라는 말은 최강의 정보인프라를 갖추었다는 뜻일 뿐 최고수준의 정보화가 이루어졌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다는 얘기이다.

우리는 양적인 성장에 만족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인터넷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부작용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팸메일, 음란물 배포, 해킹, 바이러스 유포 등 갖가지 문제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는 인터넷인구의 증가에 걸맞는 「인터넷문화」가 형성되지 못한데 그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활용도 측면에서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많은 네티즌들이 오락이나 음란물보기에 열중하고 있거나 채팅에만 몰입하는 것도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준 높은 콘텐츠개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와 함께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생산성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 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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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http://columnist.org/netporter/
칼럼니스트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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