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9월 23일 No. 512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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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금하면 좋아할 사람

한국의 인터넷 인구가 2천수백만명에 이른다 하니, 대한민국의 웬만한 국민은 다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실로 대단하다. 인터넷은 바로 정보의 공개와 공유를 의미한다. 인터넷 접근이 쉬운 사회는 열린 사회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열린 사회에서 살고 있다. 인터넷 덕분이다.

지금 당장 인터넷을 금한다면 엄청나게 답답한, 암흑과 같은 세상으로 느껴질 것이며, 그렇게 되기 전에 아마 나라 전체가 들썩이는, 심대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인터넷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폐쇄사회의 지도자들이 그러하다. 국민에게 자신의 말만 듣게 하고 외부 소식을 듣지 못하게 하고 싶은데 인터넷이 좋게 보일 리 없다. 지난 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종교검찰을 시켜 인터넷 사용자를 잡아들였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인터넷 없어지는 것을 좋아할까. 아마 표절 명수들도 그 안에 들 것이다. 어느 논설위원이 딴 신문사 사설을 베껴 말썽난 적이 있는데, 그것이 금방 들통난 것은 인터넷 때문이었다. 학술논문도 찾아보기 쉬어져서 학자들이 표절하고 그대로 넘어가기 힘든 세상이다.

한 사이트의 게시판에 어떤 사실을 폭로하면, 그것이 수천, 수만 개의 '퍼온 글'로 새끼를 쳐서 사이버 세계를 뒤덮는다. 비리와 부정을 저지른 사람에게 "게시판에 올리겠다."는 말보다 끔찍한 협박은 없다. 얼굴 두껍기 한량없는 인간은 이것조차 두려워하지도 않지만.

어떤 장사꾼은 인터넷을 원망해 말하되 "인터넷 때문에 이윤을 많이 남기지 못한다."고 한다. 네티즌들이 물건 값을 좍 꿰고 있으니 폭리를 취할 수 없다는 불평이다. 인터넷의 이점을 살리면 더 많이 팔 수 있는 길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인터넷을 금한다면 좋아할 사람이란 정보의 흐름을 막고 싶은 사람일 텐데, 그런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이루었다 해도 쉬 깨질 것이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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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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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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