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8월 29 No. 592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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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터넷 열릴까

북한은 인터넷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가 볼 수 없는 나라다. 국가 도메인 이름은 kp로 정해져 있지만, 이것을 쓰는 웹사이트는 없다. 북한의 인터넷 실태는 외부에서 잘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북한과 정보통신에 관련된 보도가 늘고, 남한의 대학 교수가 공식 초청을 받아 그 쪽 대학에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인적 접촉 기회가 늘면서, 북한의 인터넷 실태는 개략적이나마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컴퓨터와 인터넷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매우 높다. 이 분야에 관한 연구도 상당히 진척돼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인터넷 대양으로 나아가지 않고 내해에서만 맴도는 것은 그럴 만한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개방과 확장으로 치닫게 돼 있다. 아직은 닫힌 사회인 북한이 인터넷을 두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인터넷은 국내용과 국외용으로 갈라진다. 국내용 인터넷에는 외부에서 접속해 들어갈 수 없다. 국외용은 일본과 중국에 사이트를 두고 있다. 국내와 국외를 갈라놓은 것은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국내망에는 대학과 국영회사 등 20개 가까운 사이트가 연결돼 있다고 한다. 국내망도 관계자들만 사용할 것이고 일반인은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최근 보도를 접하면, 평양에 인터넷 카페가 생겼다는데, 접속 범위가 북한 내부만인지 또는 외국 사이트도 포함되는지 알 수 없다. 내외국인 구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지도 보도 내용만으로는 확실하지 않다.

북한의 국외용 사이트로서 일본에는 조총련이 맡아 운영하는 조선중앙통신 사이트가 있고 일본과 합작하여 세운 북한제 소프트웨어 판매회사의 사이트가 있다. 북한이 중국 선양에 개설한 사이트는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외국인과 북한인 사이의 전자우편 중계가 주업무라고 한다.

인터넷의 양방향성은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위험하다. 인터넷 보안 문제는 어디서나 심각하다. 북한의 대처방식은 국내와 국외의 완전차단이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만 내내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최근 북한은 인터넷 방화벽과 바이러스 방지 프로그램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또는 정보통신에 뒤지는 국가는 후진국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세계 흐름에 발맞추자면 개방은 필수다. 외부에서 쏟아져 들어올 정보에 면역돼 있지 않은 사회가 개방으로 받을 충격이 우려되겠으나, 조금씩 넓혀가면서 충격을 흡수하면 될 것이다.

북한은 중국의 경우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인터넷 확산 속도는 놀랄 만하다. 그 러나 그 때문에 체제나 사회가 불안하게 되지는 않았다. 중국 당국도 인터넷 허용을 앞두고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했을 것이다. 그들은 개방했고 이제 멀지않아 정보통신 강국으로 솟으리라는 희망에 차 있다.

탈레반 정권 시절의 아프가니스탄은 인터넷을 금했다. 탈레반 정권은 종교경찰을 시켜 인터넷 이용자를 색출하고 처벌했다. 이제 인터넷을 금하는 나라는 없다. 다만 어느 정도 제약하느냐 하는 차이는 있다. 분명한 것은, 제약이 없을수록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로 이 분야도 발전한다는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은 정보통신 분야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남한 기업과 공동으로 연구소와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했다. 이 분야 첫 남북합작대학도 올해 착공되었다. 이런 추세로 보아 북한은 인터넷에 전보다는 좀더 개방적인 정책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인터넷의 광장으로 나오면, 이를 매개로 하여 남북한 상호 이해의 폭과 신뢰의 깊이가 커질 것이다.


- 대한매일 '인터넷 스코프' 20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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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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