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7월 27일 No. 482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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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을 부리는 휴대폰 스팸 메시지

휴대폰을 이용한 스팸메시지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터넷에서의 스팸메일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돼 정부당국에서 이를 규제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면서 다소 수그러든 느낌이 있는 가운데 이제는 휴대폰에까지 스팸메시지가 파고들면서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인터넷 스팸메일은 컴퓨터를 켜지 않으면 보이지 않지만 휴대폰 스팸메시지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벨이 울린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무차별 광고공세가 휴대폰이 없어서는 안될 현대인들에게는 생활의 리듬을 깨뜨리는 훼방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휴대폰 스팸메시지는 인터넷 스팸메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부터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성인광고가 많은 휴대폰 스팸메시지의 폐해는 미성년자들에게도 파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10대나 20대의 대부분이 휴대폰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 휴대폰 스팸메시지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스팸성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곳은 주로 성인전화나 역술업체들이다.  내용은 경품행사에 당첨된 듯한 내용을 보내거나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주세요" 등의 방법으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이런 메시지를 받은 사람이 잘 모르고 연결버튼을 누르면 통화료와는 별도로 건당 수백원이나 되는 정보이용료를 내게 된다. 정보이용료를 내게 된다는 안내문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안내 한마디 없이 유료정보와 연결시키는 곳이 적지 않다.

사실 이런 메시지를 받아보면 불쾌하기 짝이 없다. 우선 나의 휴대폰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개인신상정보가 어딘가에 노출됐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섬뜩한 기분까지 갖게 되는 것이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콘텐츠사업연합회 등 관련단체에 접수된 휴대전화 스팸메시지 관련 신고는 지난 한해동안 9백83건이었으나 올해는 6월 말 현재 벌써 2천3백85건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수치는 신고된 경우에 한한 것이며 실제로는 훨씬 많다. 관계당국은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 광고는 하루에 1천2백만만건이나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3천만 휴대전화 가입자가 싫어도 2∼3일에 한번씩은 문자광고를 봐야만 한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스팸메시지에 대해 수신거부의사를 밝힐 방법도 없다.

현재 국내에는 휴대전화 문자광고를 발송하는 업체가 여러 군데 있는데 메시지발송이 컴퓨터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순식간에 엄청난 수의 문자광고가 발송되고 있다. 한 군데서 발송되는 문자정보는 1시간에 10만-16만 건에 이르고 있다.

이동통신회사들은 지난 한 해 동안 문자광고 1건에 30원씩 받아 모두 1천3백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휴대폰을 통한 문자광고가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기 때문에 통신회사로서는 악성 문자광고를 걸러내는 일에는 적극적일 수 없는 입장이다.

당국에서 스팸성 문자발송에 대한 제재를 가하려고 해도 발송된 광고가 이동통신회사에 보관되는 기간이 하루에 불과해 제재할 근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SK텔레콤의 경우 문자메시지 전송건수가 하루 평균 5천만건 안팎인데 회사측은 스팸성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보다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스팸메시지 신고건수가 많은 콜백번호에 대해 발신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정도이다.  

휴대폰을 통한 무차별 문자광고의 발송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규제할 근거는 아직 없다. 광고전송 제한대상을 전자우편에서 휴대전화까지로 확대한 개정안이 연초에 의원입법 형태로 국회에 제출됐지만 아직까지 계류중이다.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휴대폰 스팸메시지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극성을 부릴 것이 뻔하다. 휴대폰 인구 3천만시대를 맞아 휴대폰 스팸메시지에 대한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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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http://columnist.org/netporter/
칼럼니스트
전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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