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6월 29일 No. 463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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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더 이상 축구변방국가가 아니다

한국이 월드컵 축구 16강의 꿈을 실현시킨 데 이어 8강신화와 4강신화를 거푸 만들어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유럽의 강팀들을 차례로 꺾은 한국의 눈부신 활약에 시샘이 난 것인지 외국의 일부 신문이나 방송에서 벌이는 「한국축구헐뜯기」는 참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들 언론들은 개최국인 한국을 봐주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력도 없는 팀이 4강까지 오른 것은 심판의 덕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등 한국인으로서는 분노를 치밀게 하는 내용들이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축구 변방국가의 탈을 벗기 위한 통과의례라고 치부하기에는 심리적 고통이 너무나 크다.

우리 팀 때문에 예선전과 16강전, 8강전에서 탈락한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 스페인의 언론들이 우리팀을 헐뜯는 것은 그래도 이해가 가는 일이다. 그러나 자기나라의 승패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중국언론이 보여주는 행태는 중국이 과연 우리의 이웃나라인가 하는데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일본언론의 반만 따라가도 좋으련만-.

한국은 지난 25일 벌어졌던 4강전에서 월드컵 우승 3회에 빛나는 독일에 한 점차인 1-0으로 석패했다. 이날의 경기에서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한국이 준결승까지 올라오게 된 것이 우연이나 심판의 봐주기가 아니라 실력 때문이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필자는 이번 칼럼에서 「정보화」니 「인터넷」이니 하는 단어가 들어가는 내용 대신에 월드컵 4강전을 전후로 외국언론과 월드컵 관계자들이 한국축구에 대해 언급한 내용들을 옮겨보기로 했다. 그래야만 엉뚱한 이유를 내세워 한국축구를 헐뜯는 일부 외국 언론의 논조나 비판 때문에 상했던 우리들의 감정이 한껏 풀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이탈리아 ·스페인에 승리하고 5경기 중 2골만 허용한 한국의 준결승 진출 실력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의 전적이 놀랍고 엉뚱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한국은 카메룬·파라과이·미국을 이기고 올라온 독일에 비해 훨씬 강한 인상을 줬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한국이 후반 체력소진을 견디지 못해 결승골을 내주긴 했으나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이번 경기는 그 동안 한국에 패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주장하는 음모론을 깨끗이 씻을 수 있는 선전이었다.”(국영 베트남TV)

"독일과 4강전에서 패배와 관계없이 한국은 이번 월드컵 최고의 팀이며 '하면 된다'는 강한 믿음을 보여줬다." (파이낸셜 타임스)

"한국민들은 결코 슬퍼할 이유가 없으며 기대를 뛰어 넘은 선전에 대해 자부심만 가져야 할 것이다."(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

"한국팀은 탄탄한 수비와 공격을 펼쳐 4강 에 걸맞은 수준의 국가임을 입증했다."(프랑스 TF1방송)

"한국은 완전 연소할 때까지 독일을 밀어붙였다. 아시아 첫 4강 진출의 쾌거는 결코 빛이 바래지 않을 것이다"(일본 마이니치신문)

"항상 슈퍼스타들의 무대가 돼 왔던 월드컵대회가 이번에는 스타들이 사라지고 한국 등 팀플레이를 앞세운 팀들이 약진한 대회가 됐다. 누구보다도 한국팀은 선수 개인들이 아니라 팀 전체가 집을 침범 당한 병정 개미떼처럼 상대방에게 몰려드는 파괴적인 플레이를 선보임으로써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월드컵 동안 한국팀의 이미지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없었다. 한국은 지치고 돈독이 오른 낡은 축구의 속임수를 벗겨내고 축구에 새로운 생명과 영혼을 선사했다."(인디펜던트)

"이번에 음모설을 가장 소리 높여 주장한 나라들은 이상하게도 한국에게 패한 나라들이었다. 모든 월드컵 대회가 어떤 단계에서건 음모설에 휩싸이지 않는 적이 없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판정 논란이 탈락팀의 변명으로 악용되고 있지만 한국은 위험한 상대며 활기찬 경기를 벌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팀이다. 한국팀의 경기를 본 사람들은 한국이 지금까지의 평가보다 훨씬 더 이길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것이다. 한국은 가장 수비가 좋은 팀 중의 하나이며 선수 전원이 득점능력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한국-스페인전에서 판정이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페인이 한국에 질 수 없는 강팀이라는 선입견 탓이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

"한국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는 팀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데 대해 희생양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온 국민의 열성적인 응원을 아드레날린 삼아 뛰고, 뛰고 또 뛰는 팀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월드컵이 터무니 없는 주장들로 인해 퇴색돼서는 안 된다. 공동 개최국인 한국을 봐주려는 음모가 있다는 일부의 주장은 모두 거들떠볼 필요도 없는 것들이다." (제프 블라터 FIFA회장)

"한국이 심판 도움으로 4강에 오른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한국팀의 위업을 더렵혀서는 안된다." ( 피터 벨라판 아사아축구연맹 사무총장)

이상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된 내용을 여기저기에서 찾아서 모아본 것들이다. 필자로서는 우리나라의 태극전사들이 오는 29일 대구에서 펼쳐질 터키와의 3,4위전에서 반드시 이겨 유종의 미를 거두는 한편 한국축구가 4강의 실력을 가졌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한민국 만세! 대한국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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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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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전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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