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6월 21일 No. 461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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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그해오늘은] 부산서 보이는 '일본'



부산에서는 '일본'이 보인다. 이따금 쓰시마(對馬)는 바다위의 먼 산으로 떠오르고 그것은 일본이다.

그래서 신기해하는 이들도 있다. 해외여행이 꿈 같던 지난 시절에는 더 그랬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보이는 그 섬이 일본열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마냥 신기해 할 수만도 없다.

한반도에서 49.5㎞, 일본 규슈에서는 132㎞ 떨어진 이 섬은 그 위치 만큼이나 역사적으로도 우리와 가까운 섬이다.

세종 원년인 1418년 오늘 이종무(李從茂)가 병선 227척에 1만7000 병사를 거느리고 이 섬을 정벌할 때도 그랬다.

'일본'이라기보다는 조선의 후미진 변방 같은 '쓰시마'를 친 것이다.

지금도 80%가 원시림으로 덮인 이 섬에 우리는 관심이 없었고 일본은 더 그랬다.

전국시대의 일본 사무라이들은 자기들끼리 피를 흘리기에도 바빠 '영토'라는 말은 배울 틈도 없었다.

고려가 쓰시마 당관(當官)을 두어 이 섬을 관리한 것도 영토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 바위섬은 언제나 곡식이 모자랐고 그래서 그곳에 사는 '야만인'들이 곧잘 왜구가 되는 것이나 막으려 한 것이다.

이종무가 쓰시마를 정벌한 것도 왜구를 소탕한 것이다.

그렇듯 버려진 듯한 섬이 일본의 전국시대가 끝나기 무섭게 일본쪽으로 들어간 것은 놀랍다.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침략을 위한 거점으로 쓰시마를 활용한 것이다.

임진왜란은 실패로 끝났으나 쓰시마는 일본땅으로 기울었다. 그 뒤 제국주의에 나선 일본은 쓰시마를 '당연한 일본땅'으로 굳히더니 이제는 독도도 '말썽 많은 일본땅'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세계일보 200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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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평 (梁平)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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