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6월 19일 No. 460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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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공간에서도 뜨거운 월드컵 열기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대한의 태극전사들이 끝내 강적 이탈리아를 꺾고 8강신화를 창조해냈다. 16강에 이은 8강의 꿈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우리 선수들의 거듭된 승전보에 온 세계 사람들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도 놀라고 또 놀라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4강도 바라보고, 결승전까지 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져본다. 아무 거칠 것 없는 우리들에게 무엇이 두렵단 말인가.

너무나 감격에 겨운 나머지 나도 모르게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다. 한없는 기쁨은 이렇게 뜨거운 눈물로 승화하는가 보다. TV로 우리 선수들이 골을 넣는 장면을 보고 또 보아도 가슴이 터지는 듯하면서 눈시울은 계속 붉어진다.

이렇듯 우리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그 월드컵의 열기는 사이버공간에서도 무척 뜨겁다. 온라인상에서 사이버축구대회가 열리는가 하면 축구를 소재로 한 PC게임과 모바일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며칠전에 한국의 우승으로 끝난 「제1회 코카콜라 월드사이버컵 축구대회」. 온라인상에서 펼쳐진 이 대회는 가상의 세계에서 축구실력을 겨루는 세계 최초의 사이버 월드컵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행사였다.

이 대회는 단순히 동호인들 사이에 벌어진 것이 아니라 세계 최대 음료회사인 코카콜라와 국내 유수 일간지인 중앙일보가 공동개최하고 정보통신부와 월드컵조직위원회가 후원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와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의 월드컵축구대회의 부대행사라고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 14일 벌어진 결승전에서 한국의 최대한씨(20)는 일본의 고지로 쓰바타군(14)과의 경기에서 전반전에 세골, 후반전에 한골을 터뜨려 4-0으로 완승하면 사이버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 10일부터 닷새동안 벌어진 대회에 한국과 일본 외에  프랑스, 독일 등 11개국 대표들이 참가할 만큼 네티즌들의 국제행사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월드사이버컵 축구대회는 진짜 월드컵 축구대회에 맞춰 4년마다 열리게 되며, 2회대회는 다음 월드컵 개최지인 독일에서 갖게 된다. 인터넷에 다소 낯선 기성세대들에게는 별 관심을 끌진 못했지만 아마 4년 뒤에는 상황이 전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컴퓨터를 통한 게임은 네티즌들에게는 「필수과목」이나 다름없는 놀이가 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포트리스는 이미 기본에 속하며, 만인의 오락이 되다시피 한 고스톱이나 포커게임도 사이버마당에서 계속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이 월드컵축구댸회가 한창인 만큼 게임매니아들의 인기를 가장 많이 끌고 있는 게임은 역시 축구를 소재로 한 「2002 피파 월드컵」이다. 아동용 게임인 「사커키드」나 모바일게임인 「포켓 프로축구」와 「인터내셔널 사커」, 온라인게임인 「강진축구」와 「퍼니사커」도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2002 피파 월드컵」은 실재하는 각국 대표팀의 전적과 공격력, 수비력 등을 참작한 탓에 진짜 경기결과를 미리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으로도 많이 이용될 정도이다. 선수들의 이름도 모두 실명이어서 실감을 한층 돋우고 있다.

비록 사이버경기지만 게임을 자세히 보면 실제경기와 별로 다를 바 없다. 공중볼을 다투는 몸싸움, 절묘한 볼 드리블, 상대수비를 제치고 쏘는 강슛 등은 관객을 열광시키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이 게임이 월드컵이 개막되면서 국내 PC게임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우리나라가 월드컵 첫승리에 이어 16강과 8강의 꿈이 잇따라 실현되면서 인터넷에서는 「히딩크 감독 구출게임」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유상철! 히딩크를 구해줘!」라는 제목의 이 게임은 지난 10일 한국-미국전이 치러진 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등장했는데 불과 며칠 사이에 인기가 폭발적이다.

이 게임의 내용은 동계 올림픽때 김동성선수의 금메달을 빼앗아간 미국의 안톤 오노가 부시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히딩크 감독을 납치하자 유상철선수가 드리블로 혼내주고 구출한다는 것. 게임에서 유상철은 쉴새 없이 태클을 걸어오는 오노를 공으로 날려버려 속이 후련하게 해준다.

이 게임은 수준 높은 구성을 이루고 있는 데다 미국 등 강대국의 패권주의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게임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더욱이 우리 한국축구를 8강까지 끌어올린 히딩크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마당에서 이 게임은 그 인기가 꽤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월드컵 8강의 꿈은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 선수들은 내친 김에 월드컵 4강신화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또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가상공간에서의 사이버축구가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해도 5만, 6만의 관중이 열광하는 가운데 펼쳐지는 축구장에서의 실제경기를 능가할 수야 있겠는가.

자, 우리 모두 태극전사들이 4강신화를 만들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응원하자. 그리하여 우리들이 꾸는 꿈은 언제든지 현실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자. 우리 대한민국의, 우리 대한사람의 저력을 다시 한번 만천하에 과시하자.<200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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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http://columnist.org/netporter/
칼럼니스트
전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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