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6월 17일 No. 458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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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과 '표현의 자유'

     웹사이트의 게시판은 인터넷의 큰 장점 가운데 하나인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즉각적으로 의견을 사이트 개설자인 정보 제공자나 다른 이용자에게 전할 수 있고, 사이트 개설자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장점이 잘 활용되면 사이트는 생기가 돌고 서로에게 이롭다. 사실 웹서핑을 하다보면 게시판 보는 즐거움이 크다.
     그런데, 게시판은 자주 토론이 토론으로 지속되지 못하고 폭력적이고 야비한 어휘가 동원되기 시작하면서 금세 걷잡을 수 없는 난장판이 되어 버린다.
     이용자가 게시판 관리자에게 "왜 내 글을 삭제했느냐"고 항의하는 것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들먹여진다. 내가 올린 글이 삭제되면 기분 나쁜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게시판이 저급한 인신공격으로 치달아도, 또는 게시판에 부적합한 내용이 실려도 게시판 관리자가 그냥 두어야 할 것인가.
     게시판에서 일어난 명예 훼손이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서는 게시판 관리자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한 법원 판결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명예나 프라이버시 보호도 중요하다.
     용량 문제 때문에 게시판의 글들은 시일이 지나면 지울 수도 있다. 어느 글을 솎아서 삭제할 것인가는 관리자가 정하는 것이다. 한 번 올린 글이 영구히 남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웹사이트 개설과 관리는 돈과 시간이 드는 일이다. 게시판에 건설적인 비판이나 충심어린 조언이 아닌, 과격하고 살벌한 비방이 가득차도 방치한다는 것은 우매한 짓이 될 것이다.
     게시판이 다양한 생각들의 자유로운 교환 장소가 되게 하려면 대화와 토론의 품위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란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라는 것도 이해해야 한다. 회원만 게시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실례라는 것도.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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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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