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2002년 5월 5일 No. 435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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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관광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인간의 만행과 이기심은 야생동식물의 서식처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집에서 기르는 동식물의 생태도 잔혹하게 왜곡시키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간 자신이 살아갈 터전을 말살하는 것으로 그 재앙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나 인간의 우매함은 전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10여년 전부터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녹색관광(green tourism)은 이처럼 벼랑에 몰린 인간을 구출하기 위한 처방의 하나라 하겠다. 인간이 오래 전에 잃어버린 서식처 즉 자연으로 돌아가서 구경 아닌 체험을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관광프로그램으로 기존의 여행과는 다르다. 먹고 마시며 춤추는 나들이로 피로를 가중시키며 각종 위락시설 설립으로 농촌을 피폐시키는 관광에서 벗어나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인생의 깊이를 더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순수 자연자원을 관광에 접속시키자는 생각은 1960년대 유럽에서 태동했으며 80년대 프랑스에서 본격적으로 뿌리내리고 싹을 틔웠다. 지금은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네델란드 등 각 국에서 정부차원의 지원 아래 성업 중이다. 지역 특성에 따라 푸른 해안의 관광을 청색관광(blue tourism), 눈 덮인 산악지역 관광을 백색관광(white tourism), 녹음 짙은 전원의 관광을 녹색관광(green tourism)이라 부르며 농어촌이 가지고 있는 각종 생활 및 문화 자원을 관광상품으로 제공, 도시와 농어촌 주민간의 교류를 통한 지역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일본도 1990년대 들어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 환경보전과 주민 소득증대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소규모 개발을 추진하며 지역주민이 이에 주도적으로 참여, 녹색관광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이다. 또 방문객의 만족보다는 주민의 생활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제일의 마을보다는(Number One) 유일한 마을 만들기(Only One)를 지향하고 있는데 그 반응이 매우 좋다.
    우리나라도 수년 전부터 강원도와 경기도 일원을 중심으로 녹색관광 운동이 일고 있다.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나 우리의 특색과 장점을 살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생태관광 주말농장 등과 유사한 개념이나 다른 점이 더 많다. 우리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절대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시민과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노력해서 녹색관광의 뿌리를 내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인재제일 5.6월호 (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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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호
칼럼니스트
전 국민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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