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발행
2002년 3월 25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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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세다

     요즘 컴퓨터 모니터는 17인치 짜리가 많이 쓰인다. 수년 전에는 15인치 짜리가 표준처럼 돼 있었지만, 사려 있는 웹디자이너는 더 작은 모니터를 쓰는 이들이라도 불편없이 페이지를 볼 수 있게 하느라고 폭을 좁게 쓰고 여백을 많이 남겨 두었다. 지금은 옛날보다 페이지가 많이 넓어지기는 했어도, 다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이트는 여전히 하위기종 모니터를 고려하여 화면의 폭을 정한다. 화면마다 가득가득 채우는 것은 손님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작고 해상도 낮은 모니터로 좌로 우로 밀어가며 보자면 짜증이 난다. 또, 저속 전화 모뎀으로 웹서핑을 할 때라면 사진이나 그림을 많이 띄운 사이트가 반갑지 않을 수 있다.
     웹페이지는 되도록 좁게, 단순하게 꾸미는 것이 좋은데 그렇게 해야 할 더욱 확 실한 이유가 최근에 생겼다. 각종 개인용 휴대 단말기의 보급이다. 이것들은 손바닥 안에 올려놓거나 손에 들고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하므로 작아야 한다. PDA라고 불리는 개인정보단말기는 전자수첩을 발전시킨 것이고, 이보다는 크지만 호주머니에 넣을 만한 크기라 해서 포켓 컴퓨터라고 불리는 것이 있으며, 다시 이보다 좀 커서 두 손에 쥐고 조작하는 핸드헬드컴퓨터라는 것이 있다. 이것들을 집의 데스크톱 컴퓨터나 노트북 컴퓨터에 연결하여 웹페이지를 담아놓았다가 출근 지하철 속에서 꺼내 들고 날씨며 기사며 증권정보를 볼 수 있다. 무선전화를 연결하여 온라인으로 볼 수도 있지만, 차내에서 접속하기가 번거롭고 전화료 감당도 버거우니 저장해서 오프라인으로 보는 것이다. 이 작은 단말기들을 통해 보자면 웹페이지가 좁고 단순해야 한다. 당연히 문자 위주가 된다.
     지난날 무선호출기 때처럼 휴대용단말기 열병이 젊은이들 사이에 번지고,이미 천리안과 다음 같은 곳은 이들의 작은 단말기를 위한 문자 위주의 좁고 단순한 웹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띄운다. 작고 단순한 것이 더 힘이 셀 수 있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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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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