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발행
2002년 3월 16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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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창당설의 세 기류

    정계개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30대가 61%, 40대는 52%, 50대 이상은 32%가 "정계개편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젊은 층일수록 정계개편에 더 적극적이다.
    정치판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정계개편 바람이 불고 '신당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 의원과 이수성 전국무총리가 신당 창당 원칙에 이미 합의했다.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도 최근 일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컵 후 대선까지 논스톱 슈팅을 쏠 수도 있다"고 밝혀 월드컵 후 곧바로 대선 출마를 결심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여야의 진보적 그룹 등 '신당 예비군'들도 상당히 많다. 결국 정가에 나도는 신당설은 '박근혜 신당' '정몽준 신당' '개혁 신당' 등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의원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도가 20%대여서 대선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은 높은 편이다. <일요서울>의 영남지역 민심 르포에 따르면 정치인 박근혜의 인기는 여전히 높지만 '대통령 후보 박근혜'에 대해서는 '아직은 글쎄…'라는 반응이다. 박정희 전대통령의 후광과 참신성을 빼고는 대통령 감으로서는 검증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북·대구 지방은 정권교체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신당'의 출현은 이념적 정체성, 지역기반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걸림돌이 많다.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하고 있으나, 당장 그가 접촉할 수 있는 사람들은 YS, JP, 김윤환 민국당 대표 등 '구 정치인'들이다. 최근 JP와는 거리감, YS에게는 우호적 발언을 한 것도 자칫 영남 신당이라는 지역색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신당의 후보를 놓고도 박 의원과 이 전총리가 '동상이몽'이 될 수도 있다.
    '정몽준 신당'의 출현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국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면 그 인기의 여세를 몰아 대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당 창당은 필수다. 그러나 현실적 장벽은 높다. 아직까지 드러난 정책·조직·홍보팀도 없을 뿐 아니라 독자 신당을 만들기에는 준비기간이 촉박하다.
    여야의 진보 비주류들도 제3의 신당 잠재 그룹이다. 과거 민주화 운동을 같이 했던 여야 정치인 및 재야 그룹의 연합체 '화해와 전진'이 그 골간이다. 신당 잠재그룹의 부상은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대선 경선 탈락자들을 중심으로 정계 새 판짜기에 탄력이 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 기류의 신당 추진 세력이 연대하여 통합 신당을 만들 땐 대통령선거의 파괴력은 배가될 것이나 가능성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신당과 정몽준 신당이 합쳐지려면 누가 대선 후보가 되느냐가 관건인데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대통령 딸과 재벌 아들의 결합'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박근혜 신당과 개혁신당이 합쳐지는 것도 개혁신당의 주축세력들이 대선 후보로 박정희 전대통령의 딸인 박 의원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정몽준 신당과 진보적 이념의 개혁신당이 연대하는 것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각각의 신당 추진세력은 독자적 생존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막다른 길목에서 대선 후보 등에 대한 타협을 극적으로 이뤄 통합신당으로 출현할 가능성은 있다.
    국민들이 정계개편을 바라는 것은 현실 정치의 실망 때문이다. 김대중 정권의 국정 혼란과 측근들의 부패로 인해 민심이 좌절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지도력에 거센 도전을 받으며 내홍을 겪고 있다. 신당 창당의 기류도 '반 DJ' '반 이회창'이란 정치지도력의 한계상황을 비집고 형성되는 형국이다.
    신당이 제구실을 하려면 국민의 여론과 소망을 반영하는 정책과 이념을 갖고, 거기에 걸맞는 인적 구성을 갖추어야 한다. 기존 정당에 불만이 많아 뛰쳐나온 인사들과 정치적 이익만을 좇아 이합집산한다면 철새정당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국민은 정치의 획기적 변화와 역동적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다. 신당 출현의 성패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안과 구체적 비전을 얼마나 담아내느냐에 달려있다.


- 일요서울 200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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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
시인,칼럼니스트
일요서울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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