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발행
2002년 3월 14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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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마다 다른 휴대폰 충전기

우리가 외출할 때나 멀리 여행을 갈 때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의 하나가 바로 휴대폰이다. 전화통화를 밥 먹는 일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것은 몰라도 휴대폰을 깜빡 놓고 나간다면 그야말로 불편해서 견디기 어려워진다.

지금은 모든 것을 전화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이다. 특히 휴대폰은 움직이면서 웬만한 일은 척척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생활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거꾸로 말하면 휴대폰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대가 지금이다. 그래서 이 시대를 모바일통신의 시대라고도 일컫는 것이다.

실제로 휴대폰을 집에 놓고 나오면 너무나 허전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가 된다. 이는 마치 담배를 끊은 사람이 겪게 되는 「금단현상」에 빠지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휴대폰이야말로 필수품의 차원을 넘어 우리 몸의 감각기관과 다름없는 존재가 돼버린 것이다.

이처럼 없어서는 안될 휴대폰을 쓰기 위해서는 거의 매일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휴대폰 충전이다. 휴대폰은 한번 충전하면 하루 정도를 쓰게 된다. 휴대폰제작회사에서 나눠준 책자에는 2∼3일 정도 쓸 수 있다고 돼있지만 실제로 써보면 24시간 가량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휴대폰을 자주 쓰는 사람들은 예비 배터리를 꼭 갖고 다닌다. 배터리의 전지가 다 소모되면, 즉 약이 다 떨어져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면 그 자리에서 갈아 끼워서 쓰기 위함이다. 그렇게 할 수 없을 때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왠지 안절부절해지는 등의 금단현상을 겪게 된다.

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는 휴대폰을 쓸 일이 더 많아서인지 유달리 방전이 빨리 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예비용 배터리를 가져가더라도 이것 마저 금새 약이 떨어져 난감해질 때가 많다. 휴대폰이 쓸 수 없게 되면 마치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내버려진 듯한 느낌을 갖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것이 바로 휴대폰 충전기이다. 이것만 갖고 있으면 언제라도 휴대폰에 충전을 시킬 수 있으니 아무 걱정이 없어진다. 집에서 멀리 떠날 때 휴대폰은 물론 충전기를 함께 갖고 가는 것이 당연한 일로 돼버렸다.

휴대폰은 크기가 작아서 갖고 다니기가 전혀 불편하지 않다. 그러나 충전기는 다소 부피가 있어 적지 않이 불편을 준다. 출장을 갈 경우 서류나 옷가지를 한가지라도 더 챙겨가야 하는데 충전기까지 넣고 갈려면 제법 거추장스러운 「짐」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왜 휴대폰은 종류마다 충전기가 다른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어떤 휴대폰이든 모두 똑같이 쓸 수 있는 충전기가 있다면 좋을 텐데 각기 다르니 불편하기도 하거니와 낭비도 엄청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휴대폰마다 충전기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은 사용자들에게 불평과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필자의 경우 지난 97년 가을에 처음 휴대폰을 산 이후 지금까지 2차례에 걸쳐 휴대폰을 교체했다. 휴대폰크기가 갈수록 작아지고 예뻐지는데 필자라고 해서 새 휴대폰을 가져보겠다는 욕심이 없을 수 없었던 것이다. 젊은이들은 거의 1년에 한번씩 바꾸지 않나 할 정도로 휴대폰을 매우 자주 교체하고 있다.

그런데 휴대폰을 바꿀 때마다 아쉬운 것은 휴대폰은 물론 충전기와 배터리를 함께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마 그 동안 쓰다버린 휴대폰과 배터리, 충전기만 해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 될 것이다. 이런 현상으로 해서 자원낭비는 물론 환경마저 오염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것이 안타깝다.

충전기가 휴대폰마다 서로 다른 것은 휴대폰의 크기나 충전체제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가족들이 함께 여행이라도 갈 때면 각자의 휴대폰이 따로 있는 만큼 충전기도 별도로 가져가야 한다. 충전기를 공동으로 쓸 수 있다면 일가족 4명이 여행을 갈 경우 충전기가 1∼2개만 있어도 될 것인데, 어쩔 수 없이 3∼4개나 갖고 가야 하니 얼마나 불편한 일인가.

필자는 이 같은 현실이 늘 불만이었는데 참으로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됐다. 그것은 휴대폰의 종류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가 오는 4월에 선을 보인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제조회사나 모델에 관계없이 동일한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수많은 휴대폰 사용자들이 겪고 있는 불편이 한꺼번에 해결된다는 얘기이다.

신문보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가 최근 휴대폰 제조업체, 통신사업자, 소비자보호원 등 19개 기관으로 구성된 휴대폰 충전기 표준화추진위원회를 열어 충전기 단자를 24핀으로 단일화하고, 휴대폰과 충전기를 별도 판매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새 충전기는 4월 이후 생산되는 휴대폰에는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분리판매도 이때부터 적용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는 휴대폰을 바꾸더라도 기존 충전기를 계속 사용 수 있게 됨으로써 소비자들이 새 휴대폰을 살 때마다 충전기를 함께 구입해야 하는 비용부담과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된 셈이다. 더구나 연간 수백만개씩 버려지던 낭비를 막을 수 있게 되는 효과도 얻게 된다.

휴대폰마다 충전기가 달라 겪는 불편은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4∼5년 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다. 그래서 관계당국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0년도 말에 휴대폰충전기를 통일시킨다는 방침을 정하고 2001년 가을부터 시행하기로 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이제서야 휴대폰 충전기의 표준화방안이 확정된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관계당국이나 업계가 한뜻이 돼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는 사실은 매우 고마운 일이라고 하겠다. 소비자(휴대폰사용자)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관계당국 및 업계의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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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칼럼니스트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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