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발행
2002년 1월 31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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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 보여주기

        인터넷, 더 좁혀 말하면 웹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 웬만큼 컴퓨터에 관심 있던 이들은 대개 천리안 아니면 하이텔에 가입해 있었다. 천리안과 하이텔의 성세는 꺾일 날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러던 천리안의 데이콤과 하이텔의 한국PC통신(한국통신하이텔이 되었다 가 KTH가 됨)에 인터넷은 재앙이었다.
        인터넷의 위력을 알아챈 이들이 작은 회사들을 만들고 공격적인 경영을 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천리안과 하이텔 회원은 줄고 그에 따라 당연히 경영이 어려워졌다. 데이콤과 KTH (전의 한국통신하이텔)도 인터넷 사업을 하지만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 분야는 경쟁이 치열한데다가 날쌘 신생 군소 업체들이 어지간히 훑은 뒤라 챙길 몫이 적었다. 물살 빠르고 암초 많은 해협에서는 거함보다 쾌속정들이 훨씬 유리했다.
        어려워진 경영을 호전시키려고 최근 KTH가 온라인으로 누드 보여주기 사업을 시작했다. 이런 KTH를 보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 못하다. 누드와 포르노가 다르기는 해도 두 것 사이는 가깝다. 하이텔 통신료 한 번 체납했다고 단칼로 서비스를 끊던, 그 서슬 퍼렇던 회사가 이제 벗은 여자 사진을 팔면서 목숨을 부지해 보겠다고 하는 것이다. 하이텔을 이용했던 이들은 이 회사가 한때 얼마나 회원들 위에 군림했는지 기억할 것이다. 경영난의 일부 원인은 그런 고객 대접 태도에도 있을 것이다.
        큰 포털 업체들의 고민은 사업 규모에 비해 수익이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눈을 돌리는 것이 오락 쪽이다. 그 업체들이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너도나도 게임 사이트를 여는 것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다가 여자 벗은 몸을 등장시키는 사이트까지 열고 있으니 체통은 행방불명이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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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영산대 매스컴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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