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발행
2002년 1월 21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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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메일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스팸메일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정부가 「스팸메일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바로 이틀 전의 일이다. 지난 17일 정보신부가 내놓은 대책을 살펴보면 스팸메일 발신자가 연락처를 누락하거나 허위 기재할 경우 1년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이하 벌금을 부과하고, 「광고」「수신거부」등의 표시의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해로운 음란·도박 등에 관한 스팸메일은 발신 자체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방침이라고 한다. 이처럼 정부가 적극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은 스팸메일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이에 앞서 정보통신부는 지난 15일 e메일 이용자가 수신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홍보용 스팸메일을 지속적으로 보낸 인터넷방송체널(주)와 인터자인산업디자인학원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각각 4백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정통부의 이 같은 조치는 앞으로 스팸메일의 피해를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엄중한 경고였다고 하겠다.

그 동안 스팸메일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정보통신부가 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영리목적의 광고성 e메일을 전송할 경우 전송목적과 주요 내용, 전송자 명칭 및 연락처, 수신거부 의사표시에 관한 사항을 명시했다. 만약 수신자가 거부의사를 밝혔는데도 스팸메일을 보냈을 때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도록 돼있다.

이 법령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발효되었지만 「권고 수준」으로 인식돼 업체들이 잘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통부 등 유관기관들이 단속에 적극 나서지 않아 스팸메일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까지 빚어졌다. 이 때문에 당국은 네티즌들로부터 스팸메일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

사실 관련부처인 정통부의 태도는 참으로 미지근한 것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의 처벌실적을 보면 국내 굴지의 보험회사인 S사와 컴퓨터그래픽 교육업체인 D사 등 2개사만 처벌을 받았다. 과태료도 150만원에서 300만원 수준이었으니 「솜방망이처벌」이라는 지적을 받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 터에 스팸메일 발송업체들에게 400만원을 부과한 했으니 정통부가 스팸메일 척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내비친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형사처벌과 과태료」라는 철퇴를 든 정부와 「허위 e메일주소」로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온라인세상을 휘젓고 다니는 스팸메일 발송자들간에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가 치열해질 것이다. 하지만 관련법인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야 이번 조치가 시행되는 만큼 그때까지는 스팸메일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네티즌들은 당분간 하루 일과중의 하나가 돼버린 스팸메일을 지우는 일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e메일 이용자 한사람이 1주일간 수신하는 스팸메일은 무려 평균 32.65건에 이른다. 한 해전 16.87건에 비해 약 2배로 치솟은 수치이다. 스팸메일이 새해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을 보면 지금은 40∼50건은 되지 않을까 싶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유통되는 스팸메일이 1억통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팸메일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8%는 「일반상품 및 서비스 홍보」가 52.8%로 절반이 넘지만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음란성 정보」(18.5%), 「경품 및 돈벌기 정보」(14.3%),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판매 정보」(12.4%) 등 유해성 메일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산하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건수는 2923건으로, 2000년 325건에 비해 무려 9배 이상이나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로 발송되는 스팸메일 뿐만 아니라 휴대폰으로 날아오는 스팸메일도 여간 극성이 아니다. 정통부가 이번에 대책을 내놓으면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팩스광고 등으로 규제범위를 확대한 것도 바이러스처럼 번지고 있는「모바일 스팸메일」에 철퇴를 가함으로써 네티즌들을 스팸메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서도 그 동안 홍보가 미흡했던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cyberprivacy.or.kr)의 역할을 적극 알려 스팸메일과 관련한 신고의 접수와 상담을 활성화할 계획이며, 특히 스팸메일 신고 번호인 1336 서비스를 부각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기대를 걸어본다.

스팸메일이 골치 아프기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에서는 「특정 상거래법」 을 고쳐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통해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마음대로 광고메일을 보내는 사업자를 최고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일본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스팸메일을 방지하기 위한 민간차원의 노력도 뒤따르고 있어 고무적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인터넷마케팅협의회 등 관련 사업자들이 이달 중에 「e메일환경개선협의체」를 구성, 스팸메일 방지를 위한 민간 자율규제 체계를 마련한다는 소식이다. 이 협의체는 인터넷마케팅 활동에 대한 기업윤리강령을 만들어 업계의 자정을 유도하고 스팸메일신고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 동안 불특정 다수에게 e메일을 보내온 인터넷업체들은 특정회원을 집중 공략하는 e메일 마케팅방식을 추진하고 있으며, 웹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털업체들은 스팸을 양산하는 특정 IP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불량  IP목록을 작성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스팸메일은 네티즌들을 괴롭히는 인터넷 역기능의 하나로만 치부할 수 없을 만큼 그 폐해수준이 도를 넘어버렸다. 그러니 이를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가 법과 제도의 정비에 나서는 한편 민간차원에서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스팸메일퇴치」라는 숙제가 풀기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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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칼럼니스트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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