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발행
2002년 1월 9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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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에 불고 있는 e폴리틱스 바람


"네티즌들의 표심(票心)을 잡아라." 올해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해인 만큼 신문과 방송에서는 연초부터 이와 관련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고장의 살림을 꾸려갈 대표를 뽑는 일이어서 국민들의 관심도 점점 여기에 쏠리고 있다.

올해 치러지는 양대 선거는 아무래도 네티즌들의 표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인터넷이용자수가 무려 2천5백만명에 이르면서 이들의 향배가 정치권의 판도를 바꾸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이에 따라 네티즌들을 겨냥한 선거전략을 세우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각 당은 기존의 인터넷 홈페이지나 e메일 등을 이용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여야의 대선후보 주자들도 사이버도우미제도를 운영하거나 지지자들에게 뉴스메거진을 발송하는 등 「e폴리틱스」는 이미 정치권의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선거에서는 특히 인터넷을 통한 후보자와 유권자간의 온라인 토론회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인터넷정치자금 모금이나 사이버후원회 결성 등 다양한 선거기법이 개발되면서 재래식 선거운동방식을 대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0년에 실시된 4·13총선에서 사이버공간을 적절히 이용한 후보자들이 득표에 유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때 처음으로 불었던 e폴리틱스 바람은 올해 양대 선거를 앞두고 거센 태풍으로 변해 정치판을 휩쓸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사이버선거운동에서 지면 선거에서도 진다는 말이 결코 과장되게 들리지 않는다. 네티즌들은 유세장보다는 사이버공간에서 입후보자의 정견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려는 속성이 있다는 점을 정치인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들은 사이버공간에서 자신들이 목소리를 한껏 높인다. 정당이나 후보자들의 홈페이지 게시판을 방문하여 지지하는 글이나 칭찬을 하는가 하면, 자신의 생각과 다를 때는 강도 높은 비판이나 비방을 서슴지 않는다.

"극소수라 하더라도 네트워크 앞에 앉은 여러분은 역사를 변화시킬 수 있다." 네트워크를 통한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역설한 미국 청년단체 「리드 오어 리브(Lead or Leave)」(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목적으로 구성된 단체)의 기수 롭 넬슨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여기에서 「네트워크」라는 말을 「인터넷」이나 「컴퓨터」로 바꾸어도 같은 의미가 될 것 같다.

유권자중심의 쌍방향 인터넷정치는 혁명적인 정치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인터넷정치가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도 해결돼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현행 선거법으로는 인터넷선거운동이 거의 허용되지 않고 있다. e메일을 배포하는 일이나 포털사이트에 정당의 홈페이지를 등록하는 것도 법에 저촉된다.

인터넷선거운동은 금권·관권선거나 과열·타락선거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터넷시대에 걸맞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묵은 제도가 급변하는 세태의 발목을 잡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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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칼럼니스트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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